게시판
소방 3개 단체 '소방공사 분리발주' 국회통과 호소
Dr.risk
2014. 3. 23. 09:27
|
|
|
|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제 도입과 관련해 전국대학 소방학과 교수 협의회와 사단법인 한국소방기술사회, 사단법인 한국소방기술인협회가 관련 법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들 3개 단체는 20일 '소방공사 발주제도 개선 대국민 호소문'을 내어 "저가 하도급의 병폐를 뿌리 뽑아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도록 소방공사 분리발주를 위한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안'이 민의(民意)의 전당(殿堂)인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대학 소방학과 교수협의회(회장 김엽래)에는 교수 650명과 학생 4000여명이, 한국소방기술사회(회장 강병호)에는 소방기술사 778명이, 한국소방기술인협회(회장 정석환)에는 소방기술인 16만여명이 가입돼 있다.
이들 단체는 호소문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시설이 발주금액 절반수준의 저가 하도급으로 인해 부실공사로 내몰리고 있다"며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불합리한 소방공사 발주제도 개선을 호소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소방공사를 건설공사에 포함해 일괄 발주하고 있어서 실제 시공하는 소방공사업체는 입찰참여 기회도 없이 저가 하청에 시달리고 있다"며 "소방공사를 함께 도급받은 건설업체는 대부분 직접 시공하지 않고 하도급하면서 공사금액을 후려쳐서 실제 시공하는 소방업체는 발주금액의 절반수준으로 공사를 하고 있어 부실공사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로 인해) 품질 낮은 소방시설은 오래가지 못하고 오작동 하거나 잦은 고장으로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고 화재 시 정상적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현재 건설공사에 포함되지 않는 4개 업종 중 소방공사만 분리발주를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건설산업기본법(제2조)에서 소방, 전기, 정보통신, 문화재수리 공사는 건설공사에 해당되지 않는 특수공종(工種)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소방을 제외한 3개 공사는 40년 전부터 건설공사와 분리 발주해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품질 좋은 시설을 시공하고 있는데 소방공사만 분리발주를 못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분리발주를 하더라도 현재처럼 건설업체 등 누구나 소방면허만 갖추면 입찰에 참여해 소방공사를 할 수 있다"며 "소방공사를 분리발주하면 하도급을 할 수 없고 직접 공사해야하기 때문에 불공정 저가계약 등으로 인한 하도급병폐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제 시공하는 소방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건설업체와 종속관계가 아닌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 소방시설의 품질이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이제 더 이상 부실공사로 내몰리는 소방시설에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맡길 수는 없다"며 "지금까지 소방공사를 하도급하면서 챙겨온 부당이득 중간마진이 앞으로는 품질 좋은 소방시설을 설치하는데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소방시설 분리발주를 골자로 하는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 개정안' 심의가 예정돼 있다.
소관 부처인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6월17일 개정안이 안행위에 회부된 이후 소방시설 분리발주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그동안 불량 소방시설로 인해 피해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재청에 따르면 2012년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표본 23%)에서 40%가 불량으로 개보수 시정조치가 내려졌다. 또 최근 3년 평균 화재발생 대상(1만2192곳) 중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곳이 19.7%인 2403곳에 달했다.
방재청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제도가 도입되면 소방시설 하자보수 유지관리비를 절약하고 소방업체의 불공정 거래 행위 차단, 전문소방업체의 입찰 참여로 35%에 달하는 중간마진이 사라져 우수한 시공 품질을 확보해 국민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관련 일자리 창출만 3만1300명에 달하고 해외수출액도 연평균 111억1400만원에서 전기공사 수준(8조499억9800만원)인 최대 11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통과 여부는 확언하기 힘들다. 건설사들은 분리발주를 하더라도 하도급을 막을 수 없고 하자책임이 불분명해지기 때문에 소방공사 분리발주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상호 방재청장도 지난 1월7일 열린 소방인 신년하례회에서 "(그동안) 소방공사 분리발주처럼 강한 저항을 받은 것은 처음이지만 안전에 큰 걸림돌이 되는 만큼 올해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건설업에 종속된 상태로 (소방공사를) 하도급 하는 과정에서 마진을 떼고 50%선에서 하고 있다. 이것은 완전히 비정상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 소방시설업체 7000곳 중 소방시설협회에는 2000여 곳 정도가 등록되어 있다"며 "약 5000곳이 등록되지 않았는데 이는 분리발주가 안되기 때문에 건설업에 종속된 상태로 눈치를 보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bom@newsis.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