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도 멈추지 않는 119의 손길
장마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흔히 ‘비가 계속되는 날’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에게 장마철은 비상대기와 출동이 일상이 되는 시기다. 갑작스러운 폭우, 도로 침수, 감전 사고 등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훨씬 다양한 유형의 응급상황이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해 구급활동은 더욱 긴박하고 치열해진다.
실제로 지난해 6월 1일부터 8월 13일까지 인천 지역에서 고립ㆍ익수 신고로 인한 출동 건수는 약 100건에 달했다. 특히 7월 18일 집중호우 당시에는 119에만 173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며 강화도 등 여러 지역에서 차량 침수ㆍ고립, 옹벽 붕괴, 가로수 전도 등 긴급구조가 이어졌다.
장마철 현장활동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은 침수 차량 고립 구조다. 특히 지하차도나 하천변에서 차량이 물에 잠겨 운전자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 수심과 상황에 따라 생명에 직결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비로 인해 미끄러워진 도로나 보행로에서 낙상사고가 급증하기도 한다.
고령자들의 골절은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감전 사고는 매우 위험하다. 물기가 있는 장소에서 전기제품을 만지는 행위는 작은 실수 하나로 심정지에 이를 수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이러한 사고 현장을 마주할 때마다 ‘조금만 더 주의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장마철 사고는 대부분 예방과 주의만으로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 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
첫째, 침수된 도로나 지하차도는 절대 진입하지 않는다.
둘째, 젖은 손으로 전기제품이나 콘센트를 만지지 않는다.
셋째, 폭우 시에는 외출과 차량 이동을 자제한다.
넷째, 보행 시 밝은 색 옷과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한다.
다섯째, 심정지 상황 시 119 신고 후 심폐소생술을 시도한다.
비가 계속되는 장마철에 119 소방차량들은 시동을 끌 세 없이 현장으로 출동한다. 풍수해의 경우 현장 작업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대원들은 사무실 복귀 후에도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출동할 일이 없는 날, 시민 여러분 모두가 안전한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장마철, 방심이 아닌 준비로, 두려움이 아닌 배려로 함께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소방공무원들은 언제나 여러분 곁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