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ㆍ외장재, 단열재 등 모든 건축자재 생산… 건축자재 부문만 연매출 4500억원
화재에 안전한 그라스울ㆍ미네랄울, 불연제품 인증… 연간 20만t 생산라인 구축
‘폐기물 Zero’ 지향으로 폐자원ㆍ산업 부산물 재활용… 친환경 이니셔티브 선도
확장ㆍ이전한 기술연구소, 원천기술 연구ㆍ제품 고도화ㆍ신제품 개발 업무 수행
급변하는 산업 환경 대응해 이차전지ㆍ항공ㆍ우주 등 미래 소재ㆍ부품 연구 박차
이제철 소장 “무기단열재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 흐름, 화재로부터 국민 지킬 것”
하루 평균 100건 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화재사고. 화재 방호는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한 ‘소방법’과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규제하는 ‘건축법’ 내에서 형성된다.
대형 화재는 소방시설의 문제와 함께 건축물이 자체적인 화재 취약성을 가져 나타난 사례가 대다수다. 우리는 과거 수많은 화재사고에서 이를 목도했다. 소방과 건축의 ‘조화’가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FPN/소방방재신문>이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라는 특별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소방시설만큼 중요한 내화(耐火)건축자재 기업을 소개한다. 첫 번째 주자는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 건축자재 종합기업 (주)벽산이다.
영화 수입사에서 대표 건축자재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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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벽산(대표이사 김성식)은 창업주 고 김인득 명예회장이 1951년 세운 영화 수입사 ‘동양물산(주)’가 기원이다. 극장 등을 인수하며 영화 재벌로 성장한 김 명예회장은 1962년 한국스레트공업을 인수하며 건축자재 사업에 손을 뻗었다.
1977년엔 국내 최초로 불연 석고보드를 개발했다. 특히 폐자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건축문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1983년 김인득 명예회장의 호(號)인 ‘벽산’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천장재와 바닥재, 내장재, 외장재, 단열재 등 건설 현장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생산ㆍ공급하는 종합건축자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벽산의 연매출은 건축자재 부문만 4500억원에 달한다.
친환경에 화재안전까지 생각한 무기단열재… 연간 20만t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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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은 ‘환경보존’과 ‘화재안전’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대표 제품인 그라스울과 미네랄울은 각각 파유리(깨진유리), 폐광물을 재활용해 생산한다. 쓰레기 처리비용이 급격히 오르는 데다 매립지가 포화인 상황에서 산업폐기물을 활용하는 건 환경보호는 물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는 게 벽산 설명이다.
게다가 그라스울과 미네랄울은 불에 강한 건축자재의 대명사로 통한다. 벽산은 각종 사고로 화재안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강화되고 2021년 복합자재의 심재까지 화재안전성을 평가하는 ‘건축법’이 시행되면서 그라스울과 미네랄울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22년 그라스울 공장 세 곳(익산ㆍ여주ㆍ홍성)을 재정비해 연간 14만t 규모의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같은 해 미네랄울 공장(영동)도 2호기를 증설하며 연간 6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편안함과 안락함은 물론 화재안전과 에너지 절감까지 아우르는 건축자재 개발에 더해 앞으로는 이차전지, 선박, 항공, 우주 등 첨단 산업 분야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법규는 기준일 뿐” 수준 능가하는 ‘불연제품’ 그라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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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스울은 재활용 파유리와 석회석, 규사 등이 원재료다. 주원료가 무기질인 유리라는 특성상 불에 매우 강하다. 다수의 공인 시험기관으로부터 ‘불연제품’으로 인증받았다. 벽산이 생산하는 그라스울의 성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라스울은 불연시험 항목인 질량감소율, 최고온도와 최종평형온도의 차, 가스유해성에서 법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벽산에 따르면 그라스울은 국내 최초 회전식 공법을 적용해 단열성과 흡음성이 뛰어나다. 또 제품 내부에 다량의 공기가 포함돼 시멘트ㆍ콘크리트의 40배, 흙벽보다 12배나 보온ㆍ단열효과가 높아 냉ㆍ난방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탁월한 친환경성도 자랑한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획기적으로 저감시켜 일본 경제산업성ㆍ일본공업규격협회의 건축자재 포름알데히드 방출 관련 최고 등급인 F☆☆☆☆ 기준을 인정받았다.
압축 포장으로 보관이 용이하고 공사 기간을 단축해 공사비가 절감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인장강도가 높아 뛰어난 가공성과 자립성을 유지한다.
GR(녹색기술)과 친환경 건축자재, 환경마크 등 다량의 친환경 관련 공인인증ㆍ성적서도 획득했다.
불연성과 강력 내열성, 고온 단열성까지… 미네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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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울은 규산 칼슘계 광석을 고온으로 용융시켜 만든다. 다른 단열재에 비해 불연과 고온 단열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유럽에선 이미 주거용 건물에까지 널리 적용되는 건축자재다.
벽산의 미네랄울은 불연성과 강력한 내열성으로 샌드위치 패널과 방화문 심재, 각종 발전소, 플랜트, 선박, 농업용 종자판에 사용된다.
제조 단계에서부터 자원 재활용을 고려하는 이 제품은 GR인증 등 다양한 기술인증을 받았다. 균일하고 미세한 5미크론(μ) 섬유로 이뤄져 특히 고온 단열에 최적의 효과를 발휘한다. 또 밀도가 높고 가는 섬유 사이마다 공기를 촘촘히 포함하고 있어 흡음 성능이 뛰어나다. 흡음이 잘 안 되는 저주파음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다수의 공인 시험기관으로부터 ‘불연제품’ 인증서를 획득한 이 제품도 그라스울처럼 법적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성능을 갖췄다.
불연성에 석면없는 친환경 외장재 ‘베이스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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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패널은 시멘트를 주원료로 압출 성형해 고온(180℃)과 고압(10atm)에서 증기 양생한 건축자재다. 불연성인 데다 경량이면서 강도가 높다. 또 이상적인 조립방법을 통해 지진 충격을 흡수할 뿐 아니라 차음성이 뛰어나 건축물 외장재는 물론 바닥, 도로 차음벽으로도 사용된다.
과거 부산 우신 골든스위트나 의정부 대봉그린, 울산 삼환 아르누보 화재처럼 건축물 외벽 마감재를 타고 번지는 대형 화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외장재가 바로 이 베이스패널이라는 게 벽산 설명이다.
게다가 무석면의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서를 획득했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서와 KS제품인증서도 받았다.
“건축자재의 무기단열재 활용은 세계적 추세, 한국도 바뀌어야”
[인터뷰] 이제철 벽산 기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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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 때마다 가연성 단열재가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모두 화재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수십 년째 개선되지 않는다. 국내 단열재 관련 화재안전 기준을 높이고 해외처럼 불연재 사용에 따른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화재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이제철 벽산 기술연구소장은 벽산의 원천기술 연구와 기존 제품 고도화, 신제품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기술연구소의 수장이다.
재료공학을 전공한 그는 KCC와 금호석유화학 중앙연구소를 거쳐 2015년 벽산에 합류했다. 지난 24년간 무기소재는 물론 유기화학 분야에서도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며 건축ㆍ산업용 소재 개발에 주력해왔다.
국내를 대표하는 내화건축자재 업체의 연구소장답게 그는 인터뷰 내내 ‘화재안전’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제천 스포츠센터와 이천 물류창고, 대전 현대아울렛, 서천특화시장 화재 모두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불에 취약한 ‘유기단열재’가 꼽혔다”며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무기단열재 비중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무기단열재는 국가의 화재 리스크를 줄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핵심수단으로 우리나라도 이 시류에 신속히 탑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단열재 관련 화재안전기준이 해외에 비해 낮은 수준이란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건축법’을 강화하고 그 기준을 충족한 올바른 제품이 현장에 시공돼야 화재안전이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과 제도가 현실에 맞게 개정되고 제품의 제조와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생애주기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만 실질직인 화재안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화재안전ㆍ친환경 제품 사용을 유도하는 해외사례를 제시하며 우리나라 제도의 변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소장은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은 불연이나 환경친화적 인증을 받은 물품을 쓰면 보험료 할인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서 “화재사고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커지는 상황 속에 이런 제도가 마련되면 경제 논리에 민감한 건축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 것”이라고 단언했다.
벽산의 모토는 ‘화재는 물론 인체에도 무해한 친환경 건축자재 생산’이다. ‘폐기물 Zero’를 지향하는 자원순환형 생산체계 구축과 폐자원, 산업 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고부가가치 건축자재로 전환하는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전북 익산에서 경기도 화성으로 기술연구소를 확장ㆍ이전하고 연구인력과 실험장비를 확충했다.
이 소장은 “현재 ‘KS F ISO 1182’와 ‘EN 13501-1’ 기준을 충족한 고성능 불연단열재를 개발 중”이라며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 친환경 특성을 갖춘 건 물론 고내열과 고단열, 고흡음 등의 성능을 지녔다. 방음터널과 지하주차장,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 다양한 구조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기후위기에 대응해 미래 소재ㆍ부품 연구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이 소장은 “패널용 심재 생산을 대체할 친환경 제품과 내화성능을 갖춘 목재 건축물, 이차전지용 열관리 소재 개발에 더해 선박ㆍ항공ㆍ우주산업 분야 진출도 꾀하고 있다”며 “2030년 글로벌 Top 소재 기술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미래 시장을 선도할 신제품 개발에 모든 직원이 몰두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벽산은 해외시장 진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구상하고 있다. 이 소장은 “건축자재는 운반비용이 많이 들어 그동안 내수 공급에 집중해왔다”면서 “그러나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최근 미국이나 일본, 호주 등에서 제품성을 인정받으며 수출이 늘고 있다. 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안전과 친환경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국민안전과 환경보전을 실현하는 미래 지향적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국내 건축자재 산업을 선도하고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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