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발언대] 지하철 화재의 위험과 피난 소방
![]() ▲ 인천서부소방서장 소방정 김준태 |
대중교통 중 안전성과 정확성, 이용 편리성이 뛰어난 지하철은 많은 안전장치가 다중화, 다양화돼 있어 사고 발생률이 낮게 운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 6개 시ㆍ도에서 9개 기관이 도시철도를 운행하고 있다. 연중 22억여 명(2017년 기준) 이상 이용하고 도로의 혼잡성 완화와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도시철도는 전동차로 운행돼 고전압이 인가된 전차선으로 동력을 받아 운행된다. 지상이나 교량, 지하터널의 선로를 통행해 운행하고 있으며 위험성이 가장 큰 지하터널 부분이 상당히 많아 현재 각 시ㆍ도 도시철도의 본선 터널 부분의 길이는 약 470km나 된다.
본 기고문은 인천서부소방서에서 수립한 관내 도시철도의 소방안전대응계획을 기반으로 작성했다. 위험성이 큰 지하 역사ㆍ터널 부분의 위험성과 대처 방향을 승객과 지하철종사자, 소방대 관점으로 간단히 분석했다.
우리는 대구 지하철 화재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지하철 화재가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지 이미 알고 있다. 화재 위험 중 최악은 구획되고 피난이 제한된 공간이다. 이는 도시철도에서 지하터널ㆍ승강장에서의 화재가 될 것이다.
도시철도는 역과의 거리가 가깝다. 열차 기관사와 관제실에서는 터널 운행 중 화재가 발생하면 역사 승강장까지 운행하거나 필요시 승강장을 지나쳐 다음 승강장에 도착한 후 대처하게 되므로 승객은 안내방송에 따라 대피해야 한다.
본선터널구간 화재의 위험성을 살펴보면 첫째 피난할 수 있는 방향이 제한되고 둘째 연기의 배출이 개방공간과 같이 상승하지 않고 터널 내 체류 돼 내부 승객의 생명을 위협한다. 셋째 열기의 축적으로 화재의 성장이 급속히 이뤄지며 넷째 열차에서 선로까지 높이 차이가 있어 선로로의 탈출 시간이 지체된다.
대구 지하철 화재 이후 열차 내 불연화와 난연화 추진으로 가연물양 감소와 난연화는 많이 개선된 상태나 위험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특히 지하 공간의 화재 위험성을 분석해 보면 연기의 상승으로 탈출로인 계단실이 연기 오염통로가 되며 상층부가 급속히 연기에 오염된다.
역사와 승강장 연결 계단, 에스컬레이터 상부에는 제연 경계벽이 설치돼 있다. 이는 연기가 천장부를 통해 확산되는 점을 고려해 연기의 상층으로의 전파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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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기층이 천장에 쌓여 낮아져 사람의 키보다 낮은 호흡선 아래로 하강하게 되면 피난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제연경계 이하로 내려오기 전 상층부로 대피해야 한다. 계단을 이용한 피난이 제한되면 본선 터널을 통한 피난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이때는 제연방향 반대로 대피해야 하므로 반드시 관제실과 기관사의 안내방송에 따라 피난해야 한다. 제연구간은 정거장 환기구와 본선 환기구를 기준으로 설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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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과 역사에 비상시를 대비한 방독면ㆍ화재용 방연마스크와 공기호흡기가 설치돼 있다. 화재 시 피난자는 방연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부족 시 비치된 생수를 이용해 적신 손수건으로 마스크 대용 호흡을 하면 연기 여과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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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호흡기는 상당한 농연에서도 50분 정도 활동할 수 있으나 경험이 있는 소방관이나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면 착용 방법과 시야장애, 호흡의 불안정성으로 사용이 어려워 피난자에게는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화재 발생에서 피난 종료까지 시간을 타임라인(Time line)으로 분석해 보면 아래와 같으며 자력으로 대피할 수 있는 거주가능한계시간 전에 대피를 완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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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내에서의 화재 발생 시 단계별 이용 소방시설을 살펴보면 초기 화재 발생으로부터 사용되는 소화기, 옥내소화전, 스프링클러의 소화설비와 자동화재탐지설비, 비상방송설비의 경보설비 또 연기 전파를 막는 수막설비와 제연설비 그리고 소방관이 사용하는 연결송수관, 무선통신보조설비, 비상콘센트설비의 소화활동설비가 있으며 유도등, 비상조명등, 휴대용비상조명등의 피난설비가 있다.
지하철은 각 노선별 운영회사가 분리돼 있으며 관제실에서 실시간 모니터링되고 있다. 관제는 분야별로 구분돼 열차의 운행을 관제하는 열차관제, 고객통제와 대피를 맞는 고객관제, 전력의 인입차단을 관리하는 전력관제, 승강기 통신 소방을 관리하는 설비관제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
승객들의 상황과 객실, 역사 내의 상황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승객들은 관제실과 기관사, 직원들의 안내에 잘 따라야 한다. 피난의 개념은 조기 자력으로 신속히 안전한 지상으로 피난하는 것으로 피난 시기를 놓치면 피난에 실패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지하 심층공간인 승강장에서 자력으로 피난이 불가능한 요구조자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소방대원의 인원과 체력소모, 구조 재투입을 위한 장비교체, 체력회복시간 등을 고려할 때 구조할 수 있는 인원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화재초기에 자력 피난이 아주 중요하다.
소방대에서 대응 활동 시 주의사항을 보면 역사에서 선로로 진입 시 차량 관제실에 통보해 승인 후 단전 확인 등 조치 후 역사 근무직원 동행하에 선로에 진입해 활동해야 한다. 긴급히 환풍구로 진입해야 할 경우 관제실 통보와 전원차단 등 안전확인 후 역사직원의 안내에 따라 시건장치 개방 후 선로진입, 소방활동을 하고 지하심층 공간의 통신망 구축을 위해 무선통신 보조설비의 이용이나 휴대용 무전기의 중계로 상호 통신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현장진입대원↔지휘대↔차량관제실↔119종합상황실의 상호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긴밀한 협의로 작전이 이뤄져야 한다. 또 작업ㆍ방수 시 감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초기 승객의 신고는 119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119 종합상황실은 차량관제실과 상황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초기 관제실의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시나리오에 따른 대피유도와 대처훈련을 자주 해 화재 시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소방대에 정보를 전달하고 원격 설비작동과 역사 직원을 현장으로 보내 대처하는 방법과 119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119종합상황실에 상황을 잘 전달해야 한다.
도시철도 이용 승객은 승강장 이외의 장소인 본선 터널이나 교량에서 피난할 때에는 기관사와 차량관제실의 안내에 따라 피난하면 된다. 위급한 상황에서 주변에 소방관이나 소방 관련 교육을 받거나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소방지식을 가진 그 한 사람의 대처 행동과 유도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예가 많다. 이는 소방교육과 평상시 대처요령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며 본 기고와 같은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많은 시민이 평상시 안전하게 생각하고 이용하는 지하철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예상 위험의 전개와 대책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다. 이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될 것으로 생각해 이 글을 쓰게 됐다.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많은 시민이 지하철의 위험을 알고 그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며 또 대응해야 하는지 간단히 개념만 알고 있어도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들의 주저 없는 피난 행동을 보고 추종해 따르는 더 많은 승객을 피난 유도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도 평상시 안전개념을 가져 위험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자주 해 위험에 빠진 시민의 리더가 돼 보길 바란다.
김준태 인천서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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