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N 이재홍 기자] =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위치한 베트남. 풍부한 천연자원과 저렴한 인력 등을 바탕으로 연 7%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소방산업체들도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안전을 위한 소방용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시설이 부족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베트남의 특성 때문이다.
소방청(청장 조종묵)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호찌민에서 개최된 베트남 소방전시회(Secutech VIETNAM 2017)와 연계해 국내 소방산업체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시장개척단(12개사)을 파견했다.
또 한국소방산업기술원(원장 최웅길, 이하 기술원)은 소방전시회에 20개사(전시회 14개사, 참가대행 6개사)의 참가를 지원하고 홍보부스 운영과 상담을 통한 수출판로 개척을 추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191개 업체(337개 부스)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국내업체 관계자는 “예상보다 호응이 좋아서 놀랐다”며 “확실히 경제가 성장한 이후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다는 것을 실감했다.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 성장하는 기회의 땅, 베트남
현재 베트남에는 5,000여 개의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들은 베트남을 동남아의 블루오션, 기회의 땅이라 말한다.
베트남은 333,210㎢의 면적에 약 9,340여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로 분류되지만 경제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노력으로 연 7%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외국 자본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소방용품에 대한 수요도 높다. 2015년 베트남 소방국 자료에 따르면 연간 소방용품 예측 수요량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소방용품 수출 실적 역시 지난 2015년 14억원 수준에서 2016년 58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에 올해는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국내 소방차량(81대, 231억원) 수출도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의 한 사업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 자본 100% 유입을 허가한 나라가 베트남일 것”이라며 “지난해부터는 외국인이 자신의 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가했을 정도로 개방적인 마인드가 이곳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보다시피 여기 호치민에서는 곳곳에서 고급 아파트 단지 등 대규모 건설이 한창”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소방시설, 용품에 대한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2. 한류, 한국에 우호적인 성향도 강점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한류 열풍,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베트남 진출에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호치민에서 6년째 거주하고 있는 A 씨는 “오토바이 사고가 많다 보니 몇 해 전 베트남 방송에서 한ㆍ중ㆍ일 3개국의 오토바이 헬멧 성능을 테스트한 적이 있었다”며 “그때 한국 제품의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와 베트남에서는 한국산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투자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는 B 씨는 “베트남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기술력과 제품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제품에 대해 ‘최상급은 아니지만 믿을 수 있는 품질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적절한 가격 책정과 이미지 포지셔닝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3. 낮은 소득 수준에도 높은 구매 잠재력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은 소득 탓에 베트남의 구매 잠재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이 같은 우려는 기우라며 문화적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트남의 국민 소득은 연간 약 3,000불 정도다. 이 중 814만여 명이 살고 있는 호치민의 경우 6,000불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만불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는 우리나라 3만불가량의 구매력으로 환산된다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A 씨는 “동커이 명품쇼핑 거리와 최근 호치민에 들어온 일본의 고급백화점은 항상 성황”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악착같이 저축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별로 없어 소득 대비 소비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사업가 C 씨 역시 “소득 수준만으로 베트남의 구매 잠재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한국과 비교될 만큼 높은 가격임에도 엄청난 분양 대란이다. 철저한 수요 조사와 품질만 보장된다면 판로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4. 높은 학구열에 저렴한 노동력, 현지 법인 설립도 방법
베트남은 대부분의 주요국가와 FTA를 체결하며 점차 경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매년 수출금액이 증가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발효된 한-베 FTA로 우리나라와의 교역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700억불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며 현지 전문가들은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해 베트남 원산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B 씨는 “베트남은 문맹률이 2%에 불과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영어로 대부분의 소통이 가능하다”며 “대졸 초임 월급은 200~300불 수준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저렴한 고급 인력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일본화(일본의 시장 선점)가 덜 된 나라라는 점과 정치적으로 안정됐다는 점, 실리를 중시하는 외교 노선 등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