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조직화합 우선으로 선진일류 재난안전 정책 실현

Dr.risk 2011. 9. 26. 21:38

<특별 인터뷰>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조직화합 우선으로 선진일류 재난안전 정책 실현”
기후변화 대응 위한 방재기준 가이드라인 재설정
“3교대, 확충율 보다 근무 형태로 결정하겠다”
화재와의 전쟁, 목표지향적 평가체계로 개선
“소방산업 발전해야 소방조직도 발전 가능해”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 심폐소생술 확산 추진
소방방재신문
▲ 소방방재청 이기환 청장
취임부터 현직 소방관 출신 첫 청장이라는 점에서 소방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기환 청장. 지난 2004년 소방방재청 개청준비단 시절부터 재난관리 총괄기관인 소방방재청으로 거듭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이다.

이기환 청장의 가족은 3대에 걸쳐 총 75년이라는 시간을 소방에 몸담아 온 가문이다. 부친은 40년간 소방관 생활을 해오다 사고로 순직했고 이기환 청장은 올해로 34년차에 접어들었으며 그의 아들 역시 강원도에서 현재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초의 소방직 소방방재청장으로 재난관리총괄기관의 총수로 올라서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옳고 그름을 명확히 하는 곧은 성품 때문에 지금까지 줄곧 옳다고 생각한 일은 강경하게 추진해 왔고 아니라고 판단되는 것은 강하게 부정해 왔다.

이처럼 확고한 성품 때문인지 주의에서는 적지 않은 오해와 억측을 쏟아내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근거없는 말들로 이기환 청장을 몰아세우는 부당한 아픔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소방직 출신의 청장으로서 재난관리총괄기관의 수장이 된 지금은 수많은 소방인들로부터 우리나라 소방정책의 선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19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기환 청장은 재난관리총괄 기관인 소방방재청의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내부조직의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큰 틀 속 동일 조직 아래 다양하게 구성된 직군별 전문성을 서로가 인정하고 협력과 융합을 통해 열린 문화를 조성한다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이 청장은 소방입문 당시 3년간의 소방사 시절과 오랜기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3교대의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으며 소방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정책도 적극 펼쳐 나가겠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 다음은 이기환 청장과의 일문일답

Q. 우선 현직 소방공무원 중 최초로 소방방재청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는데, 감회가 특별하실 것 같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A. 청장으로 부임한지 벌써 2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먼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총괄ㆍ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장으로서의 소임이 막중함을 느낍니다.

그동안 경험했던 소방업무와 차장 때부터 추진해 온 연장선상에서 종합 방재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인명피해예방 정책을 최우선으로 삼고 선진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재난 안전정책을 실현시켜 국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특히 조직의 화합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재난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소외 계층의 안전대책을 강구하는데 중점을 두며 공정사회를 이룩하는데 일조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Q. 소방방재청이 설립된지 7년이 지났습니다. 청장님께서는 취임사를 통해 “화합하고 단결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이뤄내야 할 것은 화합하고 단결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2004년 6월 개청 뒤 7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내ㆍ외부적으로 기술직과 일반직, 소방직 등의 직군별 칸막이가 높다는 인식이 현실입니다.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소통과 화합을 이뤄낸다면 업무 추진면에서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발휘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청장님께서는 취임사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현상 등에 따른 재난을 방지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방재기준의 가이드라인을 재설정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체적인 구상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증가와 평균기온 상승으로 폭우 및 폭설, 가뭄 등 극한 기상현황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방재기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했으며 그 결과에 대한 검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 8월 국내ㆍ외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국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번 국제세미나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들은 심도 있게 검토가 진행될 것이며 방재정책으로 실행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또 관련기관과 사전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에 통보하고, 법적 근거도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청장님께서는 소방 3교대의 근무실태를 재조명해 실질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구상은 어떠한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그간 3교대율을 높이기 위해 인력증원 보다 지나친 자구노력으로 출동대 단위의 소방력을 감소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곧 현장대응력 저하와 소방공무원들의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으며 직원들 역시 이러한 방식의 3교대를 모두가 원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원들의 불만해소와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3교대에 집착하지 않고 소방관서별로 필요에 따라 2교대 및 3교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근무형태를 고려할 생각입니다.

Q. 최근 소방방재청에서 추진하는 ‘화재와의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러한 ‘화재와의 전쟁’ 정책에 대한 청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사망자 저감’에 과도하게 편중된 현행 평가체계에 대한 비판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세분화된 평가항목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목표지향적 평가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선 자격기준과 순위결정 기준을 분리 적용해 평가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평가의 주체를 소방방재청과 각 지역 소방본부로 이원화해 자율성을 강화시킬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인센티브’ 중심의 긍정적인 정책추진을 유도할 계획이며 소방본부에 대한 평가결과는 소방본부장 인사에 참고자료로 활용해 우수 성과자에 대한 우대와 지원을 중심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Q. 소방산업은 범국가적인 안전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핵심 산업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산업을 육성하고 안정화시키기 위해 ‘소방산업진흥의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육성정책이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산업계의 시각입니다. 소방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구상하고 계신 정책이 있으시다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소방산업 육성정책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소방산업이 발전하지 않으면 소방조직도 발전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소방검정제도는 규제완화에 따른 영세부실 제조업체가 발생하고 있고 소방산업 진흥을 위한 제조업체의 지원 역시 미흡해 신기술ㆍ신제품의 개발지연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소방산업의 자율적 품질관리 능력배양과 전문기관 경쟁력 확보 및 소방산업 육성 등에 힘써나갈 계획입니다.

우선적으로 사전ㆍ사후제품검사를 제품검사로 일원화해 제조사의 품질관리 능력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또 UL 등 국제기준 도입으로 검정기술기준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신제품 개발 및 품질 표준화를 위해 소방용품 국제통용성을 확보하는 등 국내 소방산업이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부터는 소방 신기술 및 신제품 설명회를 통하여 산업의 발전과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앞으로는 제조업체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서로간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Q. 과거 소방제도과에서 분장하던 국가화재안전 기준에 관한 업무가 방호과로 이관되면서 소방용품 기술기준과 설치기준의 탄력적인 개정이 더욱 힘들어져 소방산업의 신기술 및 신제품 도입이 어려워지고 발전을 저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큽니다. 특히, 상호연계가 불가피한 두 업무가 이원화 되어 개별적으로 검토되거나 마무리 단계 또는 완료 이후에 상호검토가 이뤄지는 등 부서간의 크고 작은 마찰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방산업과 직결되는 기술기준과 설치기준인 국가화재안전기준의 상호간 업무의 원활한 연계를 위해 청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대안은 있으신지요?

현장중심의 소방정책 변화를 위해 부서별 연계성이 부족한 사무를 조정하는 등 소방정책기능을 강화하고자 분산돼 있는 소방시설과 화재안전기준 등 관련 민원업무를 소방제도과로 일원화할 계획입니다.

Q. 오는 11월 9일 제 49회 소방의 날을 맞아 대대적인 전 국민 대상 심폐소생술 보급에 나선다고 하시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한해 2만여명 이상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대부분이 사망하고 약 2.5% 정도에 해당하는 인원만이 겨우 생존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소생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1119구급대의 신속한 현장 출동 및 응급처치, 병원으로의 빠른 이송, 적절한 치료 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오는 11월 9일 제49주년 소방의 날을 전후해 우리 청은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 국민 심폐소생술 확산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와 교육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또 식품위생법과 공무원교육훈련법, 도로교통법 등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의무화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심폐소생술을 보급할 계획입니다.

Q. 끝으로 청장님께서 전국의 일백만 소방 관련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제 소방은 불을 끄는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생활안전은 물론 긴급구호, 복지 등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방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현장 중심의 실용적 정책을 만들고 책임과 효율을 중심으로 소방조직을 재편해 사회 환경변화에 순응해야 하며 스스로 환경 탓만 하지 말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조직으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민과 관이 혼연일치된 모습으로 소방산업을 육성하고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는데 청장으로서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 일조할 것을 약속드리며 아울러 소방관계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 역시 당부드립니다.

정리 : 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