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은 이동공간 뿐 아니라 사회적 신분, 종교적 권위 등 상징
-엘리베이터 등장으로 계단의 중요도 떨어짐
-계단 설치 기준, 위치.갯수.용도 등에 따라 아주 엄격
-계단 이용 유도하기 위해 조명, 위치 등에 신경써야
- 40계단, 168계단 등 관광자원으로도 활용
-부산다운 건축물은 건물 모양보다는 이용자에게 친절하고 환경적인 배려가 있는 건물
■ 출연 : 우신구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
■프로그램 : BBS 부산경남 ‘라디오 830’
(부산 FM89.9, 창원 FM89.5, 진주 FM88.1)
■ 방송일시 : 2023년6월2일. 금요일. 오전8시30분
■ 진행 : 김상진 기자
앵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요일 라디오 830의 김상진입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건축 기술의 발달로 고층 건물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부산에도 100층이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요. 엘리베이터가 없던 시절에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수단은 계단이 유일했습니다. 또 계단은 단순히 층과 층을 이어주는 수단이기보다 사회적 계급이나 신분을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했는데요. 지금의 계단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은 외진 곳으로 밀려버린 게 현실입니다. 꼭 필요하지만 외면받고 있는 계단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인데요. 라디오 830 오늘은 '부산을 바꾸자' 15번째 시간으로 부산대 건축학과 우신구 교수와 함께 건축물 계단 활용에 대해 얘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답;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까지 건축물의 1층 그리고 또 옥상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이번에는 건물 내부에 있는 계단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계단이라고 하면 한 개의 층과 또 다른 층을 이어주는 그런 공간이다라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는데요. 건축물에서 혹시 이 계단이 가지는 역할 무엇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답; 네 우선 계단은 층과 층을 이어주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거를 수직적으로 이어주는 공간적 장치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일반적인 층과 층이라기보다는 계단이라고 하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연결해 준다 그런 역할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사실은 자세히 살펴보면 층과 층 사이에는 약간 중요도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예를 들면 과거에 저택이라든지 왕궁이라든지 이런 데는 귀족들이 2층에 거주를 했고 1층에는 땅과 맞닿은 지층이라고 그러죠. 지층에는 대개 하인들이나 말이나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니까 층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똑같은 층이 아니라 중요한 층이 있고 중요하지 않은 층이 있고 또 우리 아파트에도 과거에는 로얄층이라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또 최근에 뭐 펜트하우스층이 인기가 있고 그런데요. 그래서 이 계단이라고 하는 거는 계단을 이동한다 라고 얘기할 때 단순히 층을 이동한다기보다는 사회적 신분이 상승한다. 그래서 사회적 계단, 뭐 신분 계단 이런 얘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 계단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어떤 이동 공간이라기 보다는 신분을 상징하는 그런 장치가 되었고 또 디자인도 약간 장식이라든지 상징성을 갖춘다든지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또 종교적으로 보면 높이에 따라서 상징하는 세계가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계단은 여러 가지 의미와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단순히 층을 이어주는 공간뿐만 아니라 본인의 사회적인 계급을 나누는 그런 표시 수단이라고도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지금 현대에 와서는 이 계단,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좀 조용하게 전화 통화를 한다든지 아니면 좀 어둡고, 은밀한 그런 공간으로 거의 이용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보통 계단실이 전화 통화를 한다든지 또 직원들이 몰래 모여서 다른 사람 뒷담화를 한다든지 또는 숨어서 담배를 핀다든지 하는 그런 장소로서의 인식이 많았죠. 왜 그렇게 되었냐고 생각해 보면 계단이라고 하는 곳이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안 다니는 곳이죠. 그래서 왜 사람들이 그 계단을 이용하지 않느냐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않더라도 그러니까 계단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수직적으로 이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엘리베이터가 생긴 거죠. 그 엘리베이터라고 하는 훨씬 편하고 쉽게 이동하는 장치가 생겼기 때문에 굳이 힘들게 계단을 가지 않더라도 층과 층 사이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구요. 특히 고층 건물일수록 엘리베이터의 이용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계단은 더욱 더 외면 받는 장소가 됐죠. 그러다 보니까 아까 말씀하신 뭐 통화라든지 담배를 핀다든지 또 뭐 은밀한 뒷담화를 한다든지 하는 그런 공간으로 이제 인식이 조금씩 굳어져 왔던 것 같습니다.
앵커; 과거와는 이제 역할이 많이 바뀌었다 이렇게 봐야 되겠는데요. 그렇다면 혹시 계단을 설치하는데 특별한 기준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답; 기준이 상당히 엄격하게 있습니다. 계단은 한 건물에 계단을 몇 군데를 설치하느냐 라고 하는 어떤 개수에 대한 기준이 있고요. 그 다음에 계단을 설치할 때 계단의 넓이나 폭이나 또 계단실의 구조에 대한 기준이 또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계단이 설치되는 건축물의 유형에 따라서 서로 다른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면 그것이 학교냐 또 학교도 초등학교냐 중고등학교냐 그 다음에 문화집회시설이냐 또 주택이냐에 따라서 계단의 조건이 달라지고요. 왜냐하면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르기 때문이죠. 어린 사람도 있고 또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그래서 신체적이나 정신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계단이 옛날에는 단순히 이동 수단이었지만 최근에는 요즘의 계단의 가장 큰 중요한 역할은 화재 발생 시에 피난을 위한 용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됩니다. 정전이 되거나 하면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큰 건물의 경우에 화재 시에 피난할 수 있는 계단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계단에 대한 갯수나 위치에 대한 그런 기준이 상당히 엄격해지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계단은 최근에는 이동 수단이라기보다는 이 피난 시설의 하나로 그렇게 인식이 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사람들의 생명하고 직결이 되기 때문에 계단이 정전이 되더라도 비상 전원으로 조명이 켜져야 되고요. 그 다음에 불길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밀폐되는 그런 구조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뭐 과거에 얼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만 화재가 발생했는데 사람들이 피난 계단으로 가는데 피난 계단에 물건이 많아가지고 피난에 어려움을 겪고 사상자가 발생한다든지 혹은 또 피난 계단으로 가는 문이 잠겨서 피난을 못 한다든지 하는 그런 경우도 최근에 볼 수 있었습니다. 역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런데 외국 건물 같은 경우에는 건물 외벽에 비상시 대피를 위한 그런 계단들이 많이 설치가 돼 있더라고요. 비상시에 하나하나씩 내려오는 그런 걸 자주 봤는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답; 실제로 건축물 외부에 계단을 설치하는 건 사실은 그렇게 바람직한 건 아니죠. 왜냐하면 외부 사람들이 침입을 할 수도 있고요. 그 다음 외부에 계단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빗물이라든지 오염이라든지 관리가 어렵습니다. 그 다음에 건물 디자인적으로도 그렇게 좋지는 않죠. 그러다 보니까 원래는 외부 계단을 잘 안 만듭니다. 그런데 외부 계단은 특히 가장 유명한 게 뉴욕의 지그재그 모양으로 돼 있는 그런 외벽 철제 계단이 상당히 유명하지 않습니까?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나 이런 데 봐도 그런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그 계단 그 외부 계단은 원래부터 있었던 건 아닙니다. 원래 건물 만들어질 때부터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 건물이 만들어진 배경은 뉴욕에서 1800년대 후반기에 있었던 아주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화재 때문이었습니다. 화재가 발생을 했는데 당시에 이제 많은 사람들이 뉴욕으로 특히 이제 이민자들이 많이 왔고 한 건물에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화재가 발생하니까 내부 계단으로 나가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 또 그 계단이 붕괴된다든지 해서 한꺼번에 많은 사상자가 생기면서 내부에 있는 계단으로 충분하지 않았죠. 특히 기존 건물이 그렇습니다 기존 건물이. 그러다 보니까 기존 건물이 너무 화재에 취약하니까 기존 건물의 외벽에 비상계단을 화재 시 쓸수 있는 비상 피난계단을 설치하도록 의무화되면서 뉴욕 일대에 특정 지역에 보면 철제 지그재그 모양의 철제 계단이 많이 설치된 걸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은 특히 1900년대 초반 이후에는 이 비상계단이나 피난계단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면서 건물을 신축할 때 이미 계단을 충분하게 넣게 되고 그 이후에는 외부에 그런 비상계단을 설치지 않는 비단 설치하지 않게 되었고요. 다만 그 이전에 그런 법이 생기기 이전에 만들어진 건물의 경우에는 내부에 계단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 그런 철제 비상계단을 설치를 해서 창문을 통해서 피난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진 거죠. 그런데 또 여러 건물에 동시에 이렇게 쭉 만들어지다 보니까 그게 그 지역만의 어떤 특성이 되어서 또 어떤 지역의 아이덴티티로 알려지게 되는 그런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고층 건물 같은 경우에는 조금 전에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돼 있어서 많은 분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런데 요즘 보니까 낮은 층 같은 경우에도 이용자들이 계단을 이용하지 않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답; 아마 이건 아까 잠시 말씀드렸지만 이게 엘리베이터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건물이 고층화되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서 이 계단의 중요도가 떨어졌죠. 그 다음에 계단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현대, 최근에 신축되는 건물들에 있어서 계단은 피난 계단이나 혹은 특별 피난계단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이 피난 계단이라고 하는 거는 화재 시에 생명을 담보로 해야 되기 때문에 연기나 불이 계단에 침투하면 안 되고요. 그 다음에 다른 층의 다른 공간과 내화 구조로 분리가 되도록 돼 있습니다. 즉 계단이 상당히 고립적인 공간이 됩니다. 특히 문도 방화문이라고 해서 철문으로 이렇게 해야 되고요. 또 그 문도 항상 개방되면 안 됩니다. 항상 닫아져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비상시에 안전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그다음에 또 특별 피난계단이 큰 규모의 건물은 계단을 특별 피난 계단으로 해야 되는데 이 특별 피난 계단으로 하면 층에서 그 계단 사이에 문이 두 개가 들어가야 됩니다.
앵커; 문이 두 개나요?
답; 네, 문이 두 개. 첫 번째 문과 계단으로 들어가는 문 사이에 하나의 전실과 같은 공간이 있어서 연기가 들어오더라도 그 연기를 빼는 그런 배연실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 공간이 하나 더 있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다른 공간과 계단실은 엄격히 분리가 되어야 되고 또 그 계단도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니까 상당히 폐쇄적 공간이 되어 버리죠. 그러다 보니까 계단이 사람들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고 외면받는 그런 공간이 되고 있고요. 그 다음에 계단의 위치도 폐쇄적인 공간이 되어 버리니까 주로 햇빛이 드는 동남, 동쪽이나 남쪽, 서향이기보다는 북쪽으로 보낸다든지 아니면 건물 한가운데 햇빛이 전혀 닿을 수 없는 한 가운데에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뒤쪽에 피난계단이나 계단을 특별 피난계단을 두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까 계단까지 가기도 어렵고 또 가더라도 무거운 철문을 열어야 되고 어떤 경우에는 두 개씩 또는 계단실 안에 들어가도록 콘크리트 벽으로 꽉 둘러싸여져 있죠. 상당히 답답한 공간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기도 어렵지만 들어가더라도 그렇게 쾌적한 공간이 아니다 보니까 사람들에게 점점 더 외면 받는 공간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 아파트만 하더라도 이제 계단을 이용하려면 어떨 때는 좀 무섭다는 그런 느낌까지 들거든요. 그렇다면 과연 이 계단, 건강을 위해서 요즘 많은 캠페인들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계단을 이용하자 이렇게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있고 그렇다면 이 활성화하려면 과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답; 최근에 엘리베이터보다 계단 이용을 활성화하자라는 그런 캠페인도 있고 움직임이 있습니다. 크게 볼 때 두 가지 이유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엘리베이터를 운행할 때 필요한 전기의 소모를 좀 줄이자. 전기 소비를 좀 줄이자 즉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게 첫 번째 이유인 것 같고요. 두 번째는 계단을 오르내리면 사람들에게 운동이 된다 라고 하는 그런 건강상의 이유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엘리베이터 같은 경우에는 전기 소모가 한 사람이 탈 때하고 여러 사람이 탈 때하고 전기 소모가 어느 게 더 많을 것 같습니까?
앵커; 같지 않을까요?
답; 그렇죠 근데 보통 이 엘리베이터는 무게추를 이렇게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 한쪽에는 무게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무게 추와 이 엘리베이터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이 엘리베이터가 운행이 되는데 이 무게추가 빈 엘리베이터보다 상당히 무겁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탈 때보다는 여러 사람이 타야 이 두 개의 무게가 맞고요. 그러면 전기 에너지가 조금 적게 들어가게 되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예를 들면 1층에서 20층 가는 경우하고 1층에서 한 5층 가는 경우하고 어느 게 전기가 더 많이 될 것 같습니까? 조금 더 많기는 하지만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전기는 가까운 층을 여러 번 정지를 하면 전기 소모가 훨씬 많아지고요. 가다서다 가다서다 하면 전기 소모가 훨씬 많아지고 또 한 사람이 타는 것보다는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타는 것보다 한 사람이 타면 또 전기 소모가 많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까운 거리를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면 혼자라든지 그렇게 되면 이 전기 소모가 많이 줄 절약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또 그렇게 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가까운 거리는 좀 타지 말고 걸어 다니자 라고 하는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많이 또 이용을 하려면 지금 같이 적용되는 그 기준을 좀 바꿔야 되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앵커; 혹시 계단 활용을 유도하는 그런 건축물들이 있으면 몇 개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답; 우선은 계단 활용을 많이 하려면 좀 조건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계단 이용을 하려면 계단이 잘 보여야 합니다. 계단이 안 보이는데 계단을 이용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를 들면 건물의 현관이나 건물의 로비에서 계단의 위치가 가까워야 되고요. 또 입구가 잘 보여야 됩니다. 그 다음에 계단의 구조도 너무 높게 한다든지 너무 좁게 하면 안 되겠죠. 그 다음에 계단의 조명도 지금처럼 어두컴컴하게 그렇게 하기보다는 좀 더 밝게 해야 되고 그래야 심리적으로도 조금 위협감이 좀 줄어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다음에 가능하면 인공조명보다는 외부의 자연광의 계단실로 들어오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계단을 건물의 가운데에 두기보다는 건물의 외부에 외벽 쪽에 설치를 하는 것이 좋고, 그 다음에 외벽에 설치하고 계단실에 좀 큰 창문을 열어서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그렇게 해줘야 지루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면 아무리 올라가도 똑같은 모양이기 때문에 상당히 지루하겠죠. 그 다음에 창문으로 보이는 외부 경관도 산이라든지 바다라든지 그런 멋진 자연 풍경이 보이면 훨씬 오르내리는 그 과정이 훨씬 재미있을 거고 또는 뭐 그게 자연 풍경이 아니더라도 도시의 아주 분주한 시가지의 모습도 또 심심치 않은 그런 모습이 될 거고요. 그래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과정이 조금 재미있게 만든다든지 심심하지 않도록 그렇게 만드는 게 좋겠고 좋겠고요. 그래서 최근에 보면 지난번에 갔던 울산시청이라든지 이런 데 보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소리가 난다든지 피아노 소리 같은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재미있게 오르내리도록 하는 그런 과정으로 돼 있는 그런 장치가 또 있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저희 그런 잘 된 사례로 보면 저희 부산대학교에 인문관이 있습니다. 김중업 선생님이 설계하신 부산대학교의 제일 처음 만들어진 건물 중에 하나인데요. 그 인문관의 제일 가운데 메인 홀이 있고요. 거기가 입구이면서 로비이면서 메인홀인데 그 메인홀에 아주 날아오르듯이 날렵한 계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그리고 그 홀 바깥에는 전면창입니다. 한 4층 높이의 전면창이 있어서 그 계단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면 바깥으로 캠퍼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가 있고 아주 뭐 계단 자체도 아름답고요. 또 거기에 휴식도 취할 수 있고 해서 제 생각에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일 뿐만 아니라 부산시 전체를 틀어서도 상당히 내놓을 만한 자랑할 만한 그런 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던 시절에 만들은 건물이기 때문에 아마 계단의 디자인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많이 쓴 그런 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말씀 듣고 보니까 어느 정도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충분히 활용할 수가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리고 또 계단하면 건물 내부에 있는 계단 외에 건물 바깥에 있는 그런 계단도 있지 않습니까? 부산 같은 경우에 보면 산복도로가 많이 발달되다 보니까 뭐 40계단이라든지 아니면 168계단 같은 그런 유명한 계단이 있는데요. 이런 계단 같은 경우에는 좀 관광자원으로도 좀 활용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 그렇습니다. 보통 우리가 산복도로에 있는 계단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과거에는 피난 시절이나 또 산업화 시절에는 도시 노동자들의 주거 지역이었고 그때는 정말 정말 필요한 생활 공간이었죠. 정말 필수 생활 공간이었는데 최근에 2010년대부터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부산시에서 하면서 이 지역이 관심을 받게 되었고 또 그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까 계단들이 상당히 독특하거나 또 그 규모가 있다든지 이런 계단들을 발견하게 된 거죠. 그래서 발견한 게 대표적으로 동구 이바구 길에 있는 168계단 같은 것, 그다음에 감천문화마을에 있는 별을 헤는 계단 같은 그런 계단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그러면서 새 단장을 거쳐서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그런 자원으로 활용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그런 계단이 아니라 지금 또 다른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은 그런 계단들이 지금 산복도로 지역에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게 과거에 피난 시절이나 아까 산업화 시대 때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그게 생활 공간이었고 또 마당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고 또 아이들에게는 놀이 공간이었기도 그 다음에 동네 사람들이 휴식하는 공간이기도 했고 또 작업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계단과 얽혀서 상당히 많은 스토리나 그런 기억이나 추억들이 있으리라고 생각되고요. 그런 것들을 잘 발굴하면 여러 가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게 많다고 생각이 되고요. 특히 예를 들면 외국에도 그런 계단과 관련된 그런 자원들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브라질에도 예를 들면 타일로 이렇게 장식을 해서 마치 예술 작품 같이 만든 그런 계단이 있고요. 또 멕시코에도 가면 키스 계단이라고 해서 연인들이 거기에서 몇 번째 계단에서 키스를 해야 되는 그런 스토리를 가진 그런 계단들도 있으니까 우리도 아마 그 산복도로에 있는 여러 계단들의 이야기를 잘 이렇게 수집하고 정리하다 보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계단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 모두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아쉽게도 교수님과의 이번 기획 시리즈 인터뷰는 오늘이 마지막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도 이제 말씀을 듣다 보니까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끝으로 이 부산의 특색을 잘 드러내는 그런 건축물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답; 네, 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부산의 특색을 잘 살리기 위한 건물로 사람들이 파도 모양이다, 바람의 모양이다, 갈매기의 모양이다, 요트의 모양이다 이런 형상화하는 것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근데 사실은 뭐 그런 형상화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항구 도시들이 있어서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거라고 보고요. 오히려 부산의 어느 장소에 또 어떤 사람을 위해서 어떤 건물을 만드는가를 좀 더 깊이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게 보면 바닷가인지 산복도로 경사지인지 도심 한가운데인지 또 어린이를 위한 건지 어르신을 위한 건지 청년들을 위한 건지 아니면 주거인지 사무실인지, 문화시설인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그 주어진 자원과 조건 내에서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건물을 만들려고 하는 그런 고민이 필요하구요. 특히 최근에 특히 부산 같은 경우에는 그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엄마나 또 지팡이를 짚고 가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없습니다. 또 가다가 쉴 데도 없고요. 그래서 부산의 건물들은 그런 약자들이나 이런 분들에게 잠시 휴식 공간이나 그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그런 친절한 건축이 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고요. 또 밤에도 여성들이나 이런 분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건물 저층부가 항상 밝게 밝혀져 있는 그런 건물이면 좋겠다. 그래서 갈매기 모양의 건물이 아니라 오히려 갈매기나 새들이나 나비가 와서 쉴 수 있는 그런 옥상에 녹화 공간이라도 있는 그런 친절하고 또 친환경적이고 그런 건물들이 많아지면 부산을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말씀 듣고 보니까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가 좀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잘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부산을 바꾸자' 오늘 15번째 시간이었는데요, 부산대 건축학과 우신구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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