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소아 환자의 안전한 이송과 고정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린 소아 환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왔을까?
대한민국 119구급대는 그간 양ㆍ물적 발전을 이뤄 왔지만 정작 소아 환자에 대한 대비는 많이 부족하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특히 소아 환자의 안전한 이송과 고정에 대한 부분은 SOP나 119구급대원 현장응급처치 표준지침에도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2019년 소방청의 연령별 환자통계를 살펴보면 총 186만71건의 출동 중 9세 이하의 소아 환자는 8만2770, 10~19세 환자는 6만2762명이었다. 13세까지를 소아 환자라고 가정했을 때 매년 소아 환자 10만명 이상을 119구급대에서 이송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젠 119구급대 이송 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소아의 안전한 이송에 대해 공론화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소아 환자 이송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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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구급대원이 [그림 1]처럼 보호자가 소아를 안은 상태로 구급차 주들것에 눕혀 이송한다. 이런 경우 구급차가 급정거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충격으로 소아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소아는 마치 미사일처럼 날아가 구급차 내부에 부딪힐 수 있다. 심한 경우 구급차 밖으로 튕겨 나가 큰 부상을 당할 우려도 있다.
구급대원 역시 튕겨 나간 소아에 부딪힐 수 있어 차량에 탑승한 모두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응급처치에 있어 ‘소아 환자는 작은 성인이 아니다’는 말처럼 구급차에 비치된 안전벨트나 주들것은 성인에게 맞춰져 있다. 소아에게는 적절하지 않단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아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하려면
그럼 소아 환자를 어떻게 해야 안전한 상태로 이송할 수 있을까?
미국은 소아 환자의 안전한 구급차 이송을 위한 지침이 매우 자세하게 나열돼 있다. 소아 전용 고정장비나 안전 시트(소아용 카시트)를 사용해 소아 환자를 구급차에 고정하도록 권고한다.
소아 환자 이송을 위한 7가지 안전 고려 사항 1. 모든 모니터링 장치ㆍ기타 장비를 단단히 고정하십시오. 2. 구급대원이 환자를 포함한 탑승자를 고정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 환자가 아닌 어린이는 적절하게 고정된 상태로 이송돼야 하며 가능하다면 다른 대체 승용차에 태우십시오. 4. 구급차가 움직일 때 모니터링 장치ㆍ기타 장비를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두지 마십시오. 5. 구급차 이동 중 부모, 간병인, 구급대원 또는 기타 승객이 고정장비를 해제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6. 이송하는 동안 어린이/유아를 부모, 간병인 또는 구급대원의 팔이나 무릎에 안지 마십시오. 7. DOT NHTSA EVOC(Emergency Vehicle Operating Course), 국가 표준 커리큘럼 또는 이에 상응하는 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이 긴급 차량을 운전하는 걸 허용하지 마십시오. |
▲ NHTSA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구급대 소아 환자 이송 권고사항 중
미국도 하루아침에 이런 매뉴얼이 작성된 건 아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구급대는 매년 3천만 건 출동하는 거로 추정되며 매년 620만여 명의 환자가 구급차로 이송되는데 그중 약 10%가 소아 환자”라고 밝혔다.
보험회사들은 “매년 약 1만 건의 구급차 사고가 발생하는데 추정치에 따르면 매년 최대 1천 건의 구급차 충돌 사고가 소아 환자와 관계돼 있다”고 보고했다.
2009년 이전까지는 미국 역시 구급차 내부의 고정 장치(안전벨트 등) 충돌 내성을 시험하기 위한 연방 표준이 없었다. 구급차 고정 장치나 주들것에 소아용 카시트를 장착한 후 시행하는 충돌 표준 테스트도 없었다.
2009년에 들어서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 전문가를 소집해 충돌 테스트와 카시트 제조업체의 권고사항, 자동차 제조사 표준을 기초로 한 이송 지침을 개발했다.
그 결과 2012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는 ‘어린이의 안전한 이송을 위한 구급차 작업 그룹 모범 사례 권장사항’1)을 발표했다.
이는 구급차로 이송되는 소아 중 다치지 않거나 아프지 않은 소아를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대부분 주(State)에서 이를 기초로 자체적인 ‘소아 이송 및 고정 매뉴얼’을 개발ㆍ적용하고 있다.
여러 의료장비 제조업체에서는 주들것에 고정하는 소아용 장비와 보호자의 가슴 위에 고정하는 장비, 구급차 좌석에 소아를 앉힐 수 있는 다양한 장비를 개발했다. 지역 EMS 운영상황에 맞게 구급차에 적절한 소아 고정 장치도 비치하게 됐다.
권고 지침의 최종 목표는 ①소아 환자의 구급차 진행 방향으로 탑승 방지(Forward Facing/앞 보기) ②구급차 운행이나 사고 시 소아가 좌석, 들것에서 떨어져 나가는 걸 방지 ③신체를 고정하며 구급차로 이송되는 모든 어린이의 머리과 목, 척추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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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로교통안전국 가이드라인에서는 시중에 출시된 상업용 고정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유아용 카시트를 주들것에 고정하거나 4점식 벨트를 사용해 소아 환자를 구급대원 좌석에 앉히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소아 환자의 경우 2점식이나 성인용 3점식 벨트를 착용하게 되면 복부나 경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4점식, 5점식 고정이 조금 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아의 안전한 이송을 위한 ‘소아 고정장비’
다양한 소아 고정장비가 출시돼 있으나 기존 구급차 주들것에 연결해 사용하는 소아 전용 고정장비가 가장 일반적이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기존 구급차 운용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게나 부피를 고려했을 때도 구급차 내부에 충분히 적재할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 한국 구급대에 적재하는 데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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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은 Paraid 사의 ACR(Ambulance Child Restraint) 장비인데 XS, S, M, L 등 네 가지 사이즈로 구분된다. 체중 2㎏ 영아부터 45㎏ 소아까지 적용할 수 있다. 흉부와 골반부를 별도로 고정하는 게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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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는 Ferno 사의 소아 고정장비로 주들것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2.3~6.4㎏ 체중의 신생아와 영아에게 적용할 수 있는 NeoMate 제품과 4.5~43.5㎏ 체중의 소아를 위한 PediMate+ 제품 두 가지 사이즈로 구분돼 있다. 소아 카시트처럼 5점식 고정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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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는 Spencer 사의 소아 고정장비 Fixo Kid 제품이다. 단일 사이즈로 4~20㎏ 소아 환자를 고정할 수 있으며 5점식 고정 방식을 적용한다. 20㎏ 정도면 5~6세의 소아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상 연령대의 소아는 별도의 고정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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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은 EMS Solution LLC 사의 Emergency Child Restraint(응급 소아 고정대) 제품으로 3점식 고정 방법을 적용했다. S(2~8㎏), M(6~21㎏), L(19~50㎏) 세 가지 사이즈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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