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인정받은 기업 참여…최근 안전에 더욱 신경"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등 각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인정받는 건물들은 까다로운 설계와 시공이 요구되고 많은 건설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다른 규모를 갖춘 만큼 공사기간이 길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맡아야 하고 첨단공법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평가다.
최근 하우머치닷넷(howmuch.net)이 발표한 '최근 30년간 지어진 빌딩 중 가장 많은 건설비가 투입된 빌딩' 자료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아브라즈 알 바이트 타워가 약 150억달러(한화 약 17조원)의 건설비용이 투입돼 1위를 차지했다. 이 건물의 중앙 시계탑은 601m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계탑으로 꼽힌다.
다음으로 싱가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6조 4000억원으로 2위에 올랐으며 3위 라스베이거스 윈 리조트(4조6000억원), 4위 코스모폴리탄 호텔(4조4000억원), 5위 윈 월드 트레이드센터(4조2000억원), 6위 베네시안 호텔 마카오(2조7000억원), 7위 프린세스 타워(2조4000억원)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랜드마크 건물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건설비가 투자되는 만큼 대부분 세계적으로 시공능력을 인정 받은 기업들이 공사를 맡는다. 중국정부 3대 공기업이자 올해 미국 포춘지 선정 500대 글로벌 기업 중 24위를 차지한 건축기업인 중국건축(CSCEC)이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설사로 꼽힌다.
중국건축은 중국 상하이 월드파이낸셜센터(492m), 홍콩 인터내셔널커머스센터(484m), 중국 텐진 골딘파이낸스117(570m), 중국 선전 핑안파이낸스센터(660m) 등 100층 이상 초고층빌딩 10개를 포함해 중국 내 전체 초고층 빌딩의 90%를 건설했다. 또 세계 최대 인공섬인 두바이의 팜 주메이라, 베이징 CCTV 본사빌딩(234m), 베이징 올림픽 워터큐브 수영장, 마카오 윈 카지노호텔, 마카오 갤럭시 카지노호텔 등 수많은 세계적인 랜드마크 빌딩을 시공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물산이 부르즈 할리파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대만 타이페이101 등을 건축해 시공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 회사가 각 국의 랜드마크 건물을 시공한 것은 그만큼 검증된 사업주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다른 규모인 만큼 완공되기까지 수년에서 십여년에 걸친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지진, 태풍 등 각종 재난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건물의 안정성이 더욱 크게 요구되는 추세다. 이에 랜드마크 건물에 적용되는 첨단내진설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랜드마크 건물들에 대체로 초안전 구조기술과 첨단공법 등이 적용되고 고층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풍속과 지진에도 잘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등이 갖춰진다고 말한다.
부르즈 할리파의 경우 25개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이 설치됐으며 피난계단 안에 양방향 통신설비도 갖춰졌다. 대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타이페이101(509.2m)는 비상시 승강기들 일부를 대피용으로 전환할 수 있고 피난안전구역도 8개층마다 설치됐다. 빌딩 내부에는 직경 6m, 660톤에 달하는 쇠공이 중심추가 돼 풍하중, 지진하중 등을 버틸 수 있게 설계돼 순간최대풍속 초당 60m를 견디고 지진은 2500년마다 1번씩 일어날만한 규모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물로는 롯데월드타워가 진도 9 이상 , 순간최대풍속 초속 80m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설계가 적용됐다. 제주의 차세대 랜드마크로 기대받으며 조성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도 2400년에 1번씩 일어날 수 있는 강진 규모를 견디도록 설계됐고 일반 건물보다 약 2배 이상 큰 풍하중을 버틸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랜드마크는 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인 만큼 많은 공을 들이기 때문에 투입 비용과 설계, 자재 하나까지도 일반 건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최근 이슈가 되는 지진에도 일반 건물보다 높은 진도를 견디는 설계 적용으로 안전에도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