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발딩

한국화재소방학회, 초고층 화재안전 지평 마련

Dr.risk 2010. 10. 14. 15:26

한국화재소방학회, 초고층 화재안전 지평 마련
아ㆍ태 국제포럼, 초고층 및 지하복합 공간 화재안전 솔루션 제공
 
김영도 기자
'한국화재소방학회, 초고층 건축물의 화재안전 새로운 지평을 열다'
 
▲ 한국화재소방학회가 개최한 '거대도시가 직면한 새로운 변화와 화재안전의 솔루션'이라는 제하의 국제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 소방방재신문

초고층 공간 화재안전 기틀 마련

한국화재소방학회가 마련한 ‘거대도시가 직면한 새로운 변화와 화재안전의 솔루션’ 국제 포럼은 참가국들의 소방대응 전략을 비교 고찰할 수 있어 국내 소방사회의 현안들을 두루 정밀 진단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 소방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직접 조명하고 공론화하는 등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소방사회의 중심으로서 매개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냈다.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이번 포럼은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다채롭고 풍성한 내용들로 채워져 포럼을 다녀간 국내외 전문가들만 5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학회 역대행사 가운데 가장 규모 있고 권위 있는 학술포럼으로 한 획을 그은 반면 진행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도 간혹 눈에 띠었고 무엇보다도 Q&A가 부족한 포럼으로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포럼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화재안전에 새로운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해냈다는 것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초고층 및 지하 복합공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관심을 증폭시켰으며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고층 및 초고층 건축물 화재안전에 대한 시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놓았다.
 

초고층 공간의 화재방호 비교

▲ 오는 2014년 잠실에 완공될 550 높이의 123층 규모의 잠실 제2롯데월드     ©소방방재신문
▲ 한방유비스 황현수 부사장     © 소방방재신문
첫날인 6일 초고층 공간의 화재방호라는 주제로 첫 번째 세션이 열리면서 이번 국제 포럼의 서막을 알렸다.

한방유비스 황현수 부사장은 ‘제2롯데월드 지역개발 프로젝트의 구상과 화재방호설계’라는 주제로 피난안전구역과 소방차 진입계획, 방재센터, 특별피난계단 계획, 피난용 승강기 설치, 지하 대형몰의 방화구획, 제연설비, 수계 소화설비 계획 등 다양한 재난유형에 대한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잠실 제2롯데월드는 연면적 782,497.25제곱미터, 최고높이 555.0m, 지상 123층, 지하 6층 규모의 판매시설, 업무시설, 호텔, 영화관, 전시장 등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특이할만한 점은 피난안전구역층을 112층, 88층, 70층, 50층, 24층으로 구분해 예상 수용인원에 비례한 수용공간을 확보하고 각각 피난용 승강기를 설치하도록 설계했으며 방재센터를 고층부와 저층부로 구분해 이원화시켰다.

아울러 수직연소확대 방지를 위해 외기와 면하는 외벽 또는 창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추가로 배치해 화재시 화염 분출로 인한 상층부로의 연소확대를 방지하도록 했다.
 

또한 FAIL-SAFE 개념을 적용 소화수 입상관과 자동화재탐지설비의 통신간선을 이중으로 구성해 하나의 입상관 또는 통신간선에 문제 발생, 유지보수시 다른 곳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도록 했다.

▲ 일본화재학회 Ai Sekizawa 회장     © 소방방재신문
일본화재학회 Ai Sekizawa 회장은 ‘대규모 건축물군의 종합적 방재대책의 과제’라는 주제를 통해 일본의 대규모 건축물에 대한 방재대책으로 지역 방재 개념의 재해대책기본법과 소방법에 따른 소방계획 운용안을 소개했다.

Ai Sekizawa 회장에 따르면 일본은 일정 대규모ㆍ고층건축물에 대해 자위소방조직의 설치와 방재관리자의 선임 및 화재 이외의 재해에 대응한 소방계획의 작성을 의무화하는 소방법의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이 2007년 6월에 제정 공포되어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Sekizawa 회장은 “화재가 발생한 이후 신고와 소방대의 현장도착에서 작전개시까지 소모되는 시간 동안 화재연소는 확대될 수밖에 없고 출동한 지역 소방대 인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초고층 건축물이라는 특수성으로 다른 건축물에 비해 피해는 확대되기 때문에 초기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상주 또는 유동 인구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소방인력의 한계성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본은 자체적인 자위소방 조직을 통해 초기단계의 소화활동에 관한 업무, 정보수집ㆍ전달과 소방용 설비의 감시에 관한 업무, 재실자가 피난할 때의 유도에 관한 업무, 구출이나 구호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 미국 화재전문가 Walter Groden     © 소방방재신문
미국 화재전문가 Walter Groden도 ‘초고층 화재위험 방호 설계의 방법론’이라는 주제를 통해 미국내에서도 다루고 있는 소방시설의 문제점들을 꼼꼼히 짚어보며 대안 마련의 기본툴을 제공했다.

그는 “911 테러 당시 피난자들이 계단으로 대피하면서 휴대폰으로 구조요청을 해왔지만 대부분 피난계단층에 층수와 구역을 알려주는 식별판이 없어 자신이 위치한 곳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대부분 건축물에 적용되는 사례로 피난자가 대피하면서 자신이 위치한 곳을 인지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유도등의 위치가 비상문 상단에 위치해 있지만 미국은 비상문 하단에 축광유도판을 부착하고 있었다. 이유인즉, 화재로 발생된 연기가 상부로 올라가기 때문에 유도등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과거와 달리 미국 소방관들은 매우 계산적이어서 무모한 구조작업을 시도하지 않으며 현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대상의 중요도에 따라 목숨을 걸기 때문에 화재진압 시간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풍이나 지진 및 테러 등 초고층 건축물의 화재안전에 따른 외적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할 대상으로 지적했다.

이번 포럼에서 유의할만 사항으로 화재발생에 따른 정보전달을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경원대 박형주 교수는 방화ㆍ방재관리자의 상시근무 기반의 통합방재실 구축 및 재난시 육성 피난유도 시스템 도입을 강조했다.

선진국의 경우 경종과 같은 싸이렌 방식은 피난자의 패닉현상을 유발한다고 하여 음성 방식의 피난유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 경원대학교 박형주 교수     © 소방방재신문
경원대학교 박형주 교수는 ‘초고층 및 지하연계 대규모 공간의 복합적 위험대비 시스템’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초고층 및 지하거대공간의 복합적 리스크로 화재, 충돌, 돌발사고, 지진, 중력범람, 심리적 상태 등을 꼽았다.

또한 재난유형을 화재, 침수, 테러, 지진, 강풍으로 구분해 재난 대응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재난의 발생정도를 상황,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순으로 판단기준을 나타내는 재난대응 수준별 감시정보 작성해 각각의 매뉴얼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고층 화재대응 신기술ㆍ신제품
이번 포럼에서는 초고층 화재진압 및 경보시스템에 대한 신기술ㆍ신제품 소개와 더불어 학계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고려화공에서 출시한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 한중유화와 인천대학교가 공동개발한 친환경 고발포 특수 소화약제, 하이맥스가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에 성공한 유ㆍ무선화재감지시스템이 소개됐다.

소방관이 사용하는 공기호흡기를 생산하고 있는 산청은 전방표시장치(HUD) 기반의 공기호흡기를 선보였고 위니텍은 초고층 재난관리를 위한 S/W 패키지와 USN 활용기술 등을 소개했다.

포럼에 소개된 솔루션들은 이미 상용화 되었거나 막바지 연구개발에 이른 것으로 미래 소방산업을 견인할만한 아이템들이어서 참석자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자아냈다.
 

소방의 전문성 입지 강화해야
소방의 핵심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소방인력의 전문성 확보와 지속적인 인재양성이지만 정책적인 지원이 없는 이상 발전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국화재소방학회는 이번 포럼에서 해외 유명 석학들의 주제발표 외에도 ‘화재소방분야 산업기술고도화 및 인적자원 구조 선진화 방향’이라는 주제로 국내 소방산업을 자가 진단해 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국내 소방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도출하고 공론화할 수 있었다.

한국소방기술사회 박승민 회장은 소방기술사의 전문성 강화와 권익보호를 위해 고급산업기술인력의 현장 활용구조 발전방향을 소개하고 전국대학 소방학과 교수협의회 허만성 회장은 대학교육 효율화 및 전공인력의 민관 채용구조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또 한국소방기술인협회 이상용 회장은 ‘신기술 개발 활성화 및 활용구조 선진화’라는 주제를 통해 소방기술관리법 제정할 것을 촉구했으며 재난과보험컨설팅 김용달 박사는 건물의 화재위험도 평가모형개발과 적용을 중심으로 손해보험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위험평가능력 전문화에 대해서 강조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한방유비스 최진 회장이 좌장을 맡고 경민대 현성호 교수, 소방방재청 소방산업과 이창섭 계장, 경북전문대 신승우 교수가 주요 패널로 참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