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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산불 막으려면 첨단기술 도입하고 이원화된 대응체계 개편해야”

Dr.risk 2022. 5. 25. 20:24

국회입법조사처, 산불 예방ㆍ대응 위한 ICT기술 현황ㆍ향후 과제 보고서 발간

▲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고 있다.     ©삼척시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대형화ㆍ장기화되는 대형산불을 예방ㆍ대응하기 위해 ICT 등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현재 소방청과 산림청으로 분리된 산불 대응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만흠)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형산불 예방ㆍ대응을 위한 첨단 ICT기술 현황과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총 22건의 대형산불이 발생해 산림 3만233㏊가 불탔다. 2017년부턴 매년 2건 이상 대형산불이 났다. 특히 올해는 봄철 산불 조심 시간인 2~4월간 8건의 대형산불이 일어나는 등 산불 발생과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보고서에선 “산불은 광활하고 인적이 드문 산림에서 발생해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야간 진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최근 산불이 대형화ㆍ장기화되면서 민가는 물론 국가핵심기반시설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형산불을 예방ㆍ대응하기 위해선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소방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산불 발생 시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반 산불화재 감지와 드론, 인공위성, 로봇 등 다양한 산불 관련 첨단기술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드론은 열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연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현장에서 산불 위치와 진행 방향을 추적할 수 있다. 이런 정보는 빠른 시간에 지도화돼 지상에 위치한 소방대원들이 효과적인 화재진압작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도 비행이나 충돌 회피 등 드론 제어 기술 발달로 대형 드론을 이용한 야간 산불을 진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로봇은 드론과 함께 산불로 인한 소방대원 피해를 예방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로봇을 이용하면 고열로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진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국에서 개발된 화재진압용 로봇의 경우 최대 500m 거리에서 분당 5㎘의 물을 분사하고 연료 보충 없이 20시간 정도 작동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대형산불 예방과 대응 방안으론 ▲첨단기술 한계점 극복 ▲ICT 기술 관련 장벽과 규제 개선 ▲통합 산불상황관제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정부가 첨단 ICT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기 위해선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보호와 서버 용량 부족, 정보보안 등의 이유로 CCTV 자료의 보관기관이 짧고 내부 서버를 이용한 폐쇄적 시스템을 선호해 AI 머신러닝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개인정보와 관계없는 재난 분야의 공공데이터를 과감하게 풀어 혁신 기술이 개발ㆍ사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가 공공 데이터의 저장과 공유, 첨단기술 운용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기술 활용을 위한 방안을 찾아 불합리한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산불 예방과 대응을 위한 산불 대응체계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연구를 진행한 배재현 행정안전팀 조사관은 “산림에 난 불은 산림청이 담당하지만 화재가 번져 주변 주택가나 시설물로 퍼지면 소방청이 진화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산불 대응 상황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이원화된 산불 대응체계를 개편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