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방재

건설연, 건축물 종합 화재안전 진단ㆍ평가 기술 개발

Dr.risk 2022. 5. 10. 19:29

피난 등 사전 위험평가 통해 화재안전 등급 결과 도출

▲ 화재 확산 예측 실규모 화재실험 모습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이하 건설연)은 건축물 화재위험을 미리 평가할 수 있는 ‘건축물 종합 화재안전 진단 및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는 기존 개별 수행되던 ▲피난위험 평가 ▲화재확산에 대한 위험평가 ▲고온 구조물 성능저하 위험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화재안전 등급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건축물과 신규 건축물 등을 대상으로 화재 위험요소를 쉽고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화재안전 평가 방식은 화재 확산과 피난안전에 대해 개별적으로 평가가 가능했다. 또 해당 분야에서 기술사나 박사급 이상 전문가만 긴 시간을 들여 분석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건설연에 따르면 국내에선 초고층과 대공간 등 대형 건축물만 제한적으로 화재안전 평가가 진행됐다. 30층 미만 건축물의 경우 화재안전 관련 진단평가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에 화재안전연구소 연구팀(팀장 권오상 박사)은 기존 건축물의 특성을 고려해 화재 확산과 피난안전, 구조 안전성을 사전에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개별 단위 항목으로만 수행되던 화재 진단기술에서 벗어나 퍼지이론을 적용해 종합 진단결과를 빠르고 쉽게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퍼지이론은 발생 가능한 과정을 수학적으로 평가하는 이론이다. 

 

화재안전연구소는 서울에 위치한 A 아파트의 복도식과 계단식 구조 2개 동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적용해 실증 평가를 진행했다. 2개 동 거실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복도식과 계단식 구조에 따른 구조안전성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연기 확산 등의 위험으로 인한 피난안전성은 큰 차이를 보였다. 

 

복도식 구조는 현관문에서 배출된 연기와 유독가스가 복도에서 바로 외부로 배출돼 내부 피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계단식 구조의 경우 현관문에서 배출된 연기가 계단실 등에 체류하거나 상부로 퍼지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평가 결과 복도식 구조 동은 총 5단계(A~E) 중 A 등급, 계단식 구조 동은 B 등급으로 평가됐다.

 

도출 결과는 단순 결괏값이 아닌 화재위험의 취약 요인을 사전에 선별, 이를 제거하고 보완하는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건설연 설명이다. 

 

건설연은 “A 아파트의 계단식 구조 동처럼 화재 시 연기에 의한 위험이 노출된 건축물은 연기 확산을 억제하거나 외부로 배출되는 설치가 필요하고 화재 피난에 쉬운 복도식 구조의 경우 거주환경 등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복도 창호를 설치한다면 화재 안전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복도에 창호를 설치한다면 화재 안전을 위해 대안적 설비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적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보다 쉽게 화재안전에 취약한 30층 미만 건축물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며 “진단 결과에 따라 화재안전 취약 건축물에 대안적 피난 설비와 기구들을 설치해 사고를 예방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