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선임(방재시험연구원 신재생e안전연구센터)
1. 개요
2차 전지는 축전지, 충전지, 배터리 등으로 불리며,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켜 전원을 공급하거나 외부의 전원을 공급받아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시켜 저장할 수 있는 형태의 전지이다. 일반적으로 납산 배터리(Lead-acid accumulator), 니켈카드뮴 배터리(Nicd), 니켈수소 배터리(NiMH), 리튬이온배터리(Li-ion) 등이 있다. 그 중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수명, 작동 특성, 메모리 효과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휴대용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노트북, 무정전전원공급장치(Uninterruptile power supply system),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도심항공이동수단(Urban air mobility), 잠수함(Submarine)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 범위와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총 보급량은 2023년 717GWh에서 2030년 3,100GWh로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30년 전기차와 같은 운송수단은 2,300GWh(연평균 29.9% 성장), 전기버스와 같은 상업용 운송수단은 570GWh(연평균 30.3% 성장), 에너지저장장치는 175GWh(연평균 32.7% 성장), 기타장치는 82GWh(연평균 5.5% 성장)의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온 사용, 과충전, 과방전, 물리적 충격, 전기적 충격 등이 가해지면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반응성의 전극과 가연성 전해질을 포함하고 있어 과충전, 단락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발열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분리막이 손상되거나 내부 단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내부 단락이 발생하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압이 하락하거나, 내부 전해액이 외부로 방출, 또는 고온 및 고압의 열폭주(Thermal Runaway)가 발생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폭주가 발생할 경우 주변 배터리로 열폭주가 전이되어 심각한 화재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화재를 진압하여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재발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추가적인 열폭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진압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소방청 ESS・수소시설화재 안전기술 연구개발사업(“과제번호-20011568”)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ESS 화재 대응을 위한 자동소화시스템 개발 ”과제의 결과물을 이용하여 리튬이온배터리 종류별 화재 특성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특성 및 안전대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리튬이온 배터리 종류별 화재 특성
리튬이온 배터리는 각형(Prismatic), 파우치형(Pouch), 원통형(Cylindrical)으로 구분된다. 각형은 알루미늄 케이스에 배터리 소재를 패키징하여 충격에 강하고 가스배출장치, 과충전 방지장치 등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무거우며 열 방출과 부피 팽창으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파우치형은 외부 케이스가 없어 에너지 효율과 공간 활용이 높지만, 생산이 복잡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원통형은 기본 건전지 형태로 생산이 쉽고 비용이 낮으며, CID(Current Interrupt Device), PTC(Pressure, Temperature, Current) Switch 등의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어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피 당 에너지 효율이 낮고, 모듈 내 열화와 온도 변화를 세밀히 제어하기 어렵다.
[그림 1] 형상에 따른 리튬이온 배터리 구분(출처 : Making the Case for Electricfied
Trans-portation, IEEE Transactions on Transportation Electrification)
가. 원통형(Cylindrical)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특성
[그림 2] 원통형(Cylindrical)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성상(상) 및 온도 분포(하)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약 120℃ 부근에서 내부 단락이 발생하여 전압이 0V로 떨어졌으며, 약 156℃ 부근에서 Vent가 발생하여 내부에 기화된 전해액이 외부로 방출되었다. Vent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표면의 온도가 약 5℃ 이상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약 171℃ 부근에서 열폭주가 발생하였으며, 열폭주 발생시 짧고 강력한 폭발과 함께 연소생성물이 소량 발생하였다. 열폭주 발생시 최대 74.7℃/sec의 온도 변화가 발생하였으며, 표면 온도는 최대 551℃까지 상승하였다.
나. 각형(Prismatic)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특성
[그림 3]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성상(상) 및 온도 분포(하)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약 183℃ 부근에서 Vent가 발생하여 내부에 기화된 전해액이 외부로 방출되었으며, 배터리 표면의 온도가 약 5℃ 이상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216℃ 부근에서 내부 단락이 발생하여 전압이 0V로 떨어졌으며, 이후 약 217℃ 부근에서 열폭주가 발생하였다.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큰 관계로 지속시간이 길고 강한 폭발 형태의 열폭주가 발생하였으며, 연소생성물이 대량 발생하였다. 열폭주 발생시 최대 381.5℃/sec의 온도 변화가 발생하였으며, 표면 온도는 최대 768℃까지 상승하였다.
다. 파우치형(Pouch)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특성
[그림 4] 파우치형(Pouch)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성상(상) 및 온도 분포(하)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약 195℃ 부근에서 Vent가 발생하여 내부에 기화된 전해액이 외부로 방출되었으며, 배터리 표면의 온도가 약 10℃ 이상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246℃ 부근에서 내부 단락이 발생하여 전압이 0V로 떨어졌으며, 이후 약 247℃ 부근에서 열폭주가 발생하였다.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각형,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와 다르게 폭발적인 열폭주보다는 지속시간이 길고 약한 폭발 형태의 열폭주가 발생하였으며, 연소생성물은 Prismatic 리튬이온 배터리와 동일하게 대량 발생하였다. 열폭주 발생시 최대 130.7℃/sec의 온도 변화가 발생하였으며, 표면 온도는 약 556℃까지 상승하였다.
3.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특성
본 시험에서는 100% 충전된 에너지저장장치용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모듈 3개와 더미 모듈 11개를 배터리 랙에 설치하였으며, 3개 모듈 중 하부에 설치된 모듈에 화재를 임의로 발생시켜 화재 성상을 분석하였다.
열폭주 발생 후 일정 시간동안 연소 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였으나, 화염은 관측되지 않았다. 이후 불꽃과 함께 연소 가스에 점화가 시작되어 화염이 발생하였으며, 화염에 의해 상부 모듈로 열이 빠르게 전달되어 모듈(중)과 모듈(상)에 순서대로 열폭주가 전이되었다. 열폭주 발생시 전후방과 상하부로 1.5m 이상의 화염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열폭주 발생시 모듈 내부 온도는 최대 약 1365.2℃까지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모듈 3개가 전소될 때까지 약 1시간 47분가량 진행되었으며, 단순하게 1차원적으로 계산하였을 때 1개 모듈이 전소될 때까지 약 35분 40초, 14개의 모듈이 전소될 때까지 8시간 19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랙이 여러개로 구성되어 있는 에너지저장장치에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전소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화재를 진압하거나 열폭주 전이를 차단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필수적이다.
[그림 5]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시험
[그림 6]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시험 온도 분포
이에 따라 KFS는 기존 화재 중심의 국가화재안전기준과 차별화된 강점분야, 즉 국가기준이 포괄하지 못하는 공업 및 공정안전 위주로 운영하되, 「옥외 정치형 연료전지 방호기준」과 같이 신종위험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관련 기준을 제정하여 안전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또한 손해보험사의 필요에 맞는 위험관리기준을 제정·보급하여 손해보험산업의 위험관리기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4.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대책
에너지저장장치는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하며, 그에 따라 용량이 큰 리튬이온 배터리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이 증가할수록 화재 위험성 및 강도 또한 점점 증가하지만, 셀과 모듈 단위에서는 공간 및 비용의 한계로 인해 화재 억제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동소화시스템이 기본시스템으로 장착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용 자동소화시스템은 열폭주 전조증상 또는 화재 감지가 되었을 경우, 감지 신호가 상위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되어 에너지저장장치로 전달되는 전력이 차단되고 자동소화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본 시험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용으로 개발된 자동소화시스템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100% 충전된 파우치형(Pouch) 리튬이온 배터리 모듈 14개를 랙에 모두 설치하고, 14개 모듈 중 하부에서 두번째에 설치된 모듈에 화재를 임의로 발생시켰다.
시험 시작 후 열폭주 발생 10초 전 감지시스템에서 열폭주 전조 증상이 감지되었으며, 열폭주 전조 증상 감지 이후 소화시스템은 작동 준비 상태가 되어 배관과 노즐에 소화약제가 가압되었다. 이후 열폭주가 발생하였으며, 열폭주에 의해 소화 노즐이 파열되어 소화약제가 배터리 모듈 내부로 방출되었다. 소화약제는 최대 50.4LPM으로 방출되었으며, 소화약제 방출 이후 추가적으로 열폭주가 주변으로 전이되었지만 일정 시간 이후부터 열폭주는 더이상 관측되지 않았다.
본 시험에 기준이 되는 온도는 하기 표에 정리하였으며, 열폭주 발생 30분 후 모두 상온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소화약제가 방출된 에너지저장장치는 다음날 오전까지 방치하였으며, 12시간 이상 재발화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타겟 배터리 모듈은 시험 종료 후 58.8V에서 39V까지 약 19.8V 가량 전압 강하가 발생하였으며, 외형에 그을음 외 특별한 변형은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타겟 모듈 외 13개 모듈 내부의 노즐은 파열되지 않아 소화약제가 방출되지 않았으며, 외형상 특별한 변화와 전압의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표 1] 기준 온도 정리
[그림 7]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진압 시험
[그림 8]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진압 시험 온도 분포
5. 맺음말
우리나라는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하여 세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술 강국이며, 미래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 관련 연구가 국가 주력으로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의 경우 2017년 발생한 화재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흐름을 역행하는 결과를 보이며, 시장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화재에 대한 위험성 및 인식이 강화됨과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를 비롯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기술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본 연구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자동소화시스템을 개발하였으며, 개발된 기술이 에너지저장장치에 적용되어 더욱 안전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가 개발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화재 안전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방재시험연구원은 NFPC 607(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성능기준)에 따라 화재안전성능 시험기관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에너지저장장치뿐만 아니라 전기차, 도심항공이동수단, 무정전전원공급장치, 재사용 배터리 등의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시험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23년 7월 실대형 실증시험장을 구축하여 대규모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시험을 비롯한 대형 화재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장비 및 각종 인프라를 보유함에 따라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수행되는 화재 시험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안전성 향상 및 K-배터리 전략의 뒷받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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