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이랜드 또 유럽브랜드 인수

Dr.risk 2012. 2. 14. 09:59

이랜드 2년새 12곳 M&A…돈은 어디서 ?
킴스클럽 매각·中사업 이익금 활용
계열사 프리IPO땐 2~3조 조달 가능
   

이랜드그룹의 기업 인수ㆍ합병(M&A)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패션ㆍ레저업체 5곳을 사들이는 공격적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올해도 이탈리아 명품패션 코치넬리를 인수했고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M&A에 들어간 자금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조달설` 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랜드측은 강력부인하면서 중국사업 등의 영업이익과 킴스클럽 등의 매각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3일 이랜드와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M&A는 지난 2008년 홈에버 매각과 함께 다소 주춤했으나 2010년부터는 다시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가 2010년 이후에 인수한 굵직한 업체만 유통ㆍ패션ㆍ레저에 걸쳐 12개에 달한다.

2010년에는 △동아백화점을 비롯해 유통업체 2곳 △피터스콧, 라리오 등 해외 패션 브랜드 3개 △레저업체 1곳을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만다리나덕을 비롯한 해외 패션과 PIC사이판 등 레저업체를 인수했고 올해는 명품 코치넬리를 500억원에 손에 넣었다. 여기다가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야구단 LA다저스 인수전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이랜드 관계자는 "모든 M&A는 이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추진하고 있다"며 "재무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M&A 원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치 대비 저렴하거나 또는 성장 잠재력이 큰 물건을 M&A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랜드는 왕성한 M&A에 들어가는 자금은 중국 사업 등에서 나는 영업이익과 일부 업체의 매각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업이익 등으로 쌓인 실탄을 사내유보나 배당으로 돌리지 않고 매물 사냥에 쓰고 있다는 얘기이다.

지난해 이랜드의 매출은 8조690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5500억원 수준이다. 그중 중국사업의 영업이익이 3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티니위니 등 브랜드로 5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중국에서는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직영매장을 운영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이랜드는 또 지난해 킴스클럽을 2300억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랜드는 경우에 따라 프리IPO(상장 전 기업공개) 등을 통해서도 2조~3조원대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프리IPO 등에 대해 검토한 바 있고 이미 이와 관련해 2조~3조원대의 투자제안을 받았다"며 "향후 M&A 상황에 따라서는 이 방안을 활용해 돈을 모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그룹 계열사가 대부분 비상장사여서 정확한 자금흐름을 알기 어렵지만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자 모집 △현물 등을 담보로 한 대출 등 방식으로 M&A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이랜드는 이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랜드가 왕성한 M&A로 그룹을 확장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재무구조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 부채비율은 연결기준으로 2009년 말 229.8%에서 2010년말 291.2%로 높아졌다.

또 이랜드월드의 회사채 발행은 △2008년 150억원 △2009년 1080억원 △2010년 1650억원 등으로 늘었다. 증권가 관계자는 "왕성한 M&A를 하면서 회사채 발행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2010년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적극적으로 M&A를 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단기간에 너무 많은 업체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며 "향후 추진 상황과 재무구조 변화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