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두바이의 160층 빌딩 25개 층마다 피난안전구역,
타이베이 101층 빌딩은 불 안타는 엘리베이터 운행
고층화재 상식
무서운 건 ‘불’보다 ‘연기’ 계단 통해 순식간에 올라가 일반 엘리베이터 타면 안돼
'5분.'고층빌딩에서 화재가 났을 때 피난자들이 피로를 느끼고 패닉에 빠져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1일 부산 해운대구 '우신골든스위트' 화재에서도 드러났듯 고층빌딩 화재는 입주민들에게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오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수다. 고층 빌딩은 대피가 어렵고, 초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한국은 11층 이상 고층 건물이 전국에 8만3725개 동이며, 제2롯데월드·송도인천타워 등 5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도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는 아직 고층빌딩 화재 안전대책도, 주민들 안전지식도 태부족"이라 지적하고 있다.
◆피난안전구역 없고 계단 구조 문제
초고층 빌딩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두바이 등 외국 도시와 비교해보면 우리 고층빌딩 화재 대비 현주소가 드러난다. 두바이를 대표하는 160층짜리 세계 최고 인공구조물 '부르즈 칼리파'는 25개 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만들고, 비상엘리베이터도 3대 운영한다. 피난안전구역은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피공간을 갖춘 피난층을 말한다. 타이베이 101빌딩도 승강기 일부를 대피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불연재로 마감했다. 하지만 국내 고층빌딩 중 피난안전구역이 설치된 곳은 거의 없고, 마감재도 가연재를 혼합해 사용하는 곳이 태반이다.
고층건물에 화재가 났을 때 무서운 것은 '불'보다 '연기'다. 불이 나면 연기가 '굴뚝' 역할을 하는 계단을 타고 삽시간에 건물 상층부에 이른다. 대피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질식할 확률이 크다. 외국 고층빌딩은 이를 막기 위해 계단을 지그재그로 짓기도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피난계단은 꼭대기까지 직선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아파트에서는 집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발코니를 터 거실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화재 확산 위험은 더 커졌다. 외부에서 일어난 불이 발코니에서 걸러지지 않고 곧장 집 안으로 들어와 가구 등에 옮아붙기 쉽다. 아파트나 고층 빌딩 앞에 화단을 조성하거나 기념 조각을 설치한 곳이 많은데, 이런 시설은 소방차의 구출 작전을 방해하는 것들이다.
◆평소 피난계단 위치 확인하고, 엘리베이터 이용은 금물
고층빌딩에 사는 사람들은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 대피로를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눈 감고도 피난계단 위치를 찾는 연습을 미리 해둬야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화재 상황에서도 대피할 수 있다"고 했다.
계단을 통해 대피할 때 방화문을 통과하면 문을 다시 닫아둬야 한다. 방화문을 열어두고 지나치면 연기와 불이 계단을 타고 삽시간에 확산된다. 아무리 고층에 있어도 엘리베이터는 이용하면 안 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 전원이 차단되고, 유독가스로 가득 차기 쉬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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