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창조기업 되려면 ........

Dr.risk 2011. 4. 26. 12:16

"창조기업 되려면 사무실 뛰쳐나가서 소비자가 돼라"

 입력 : 2011.04.25 21:32

[맥킨지 '창조의 길 찾기 위한 4가지 실행법칙']
고정관념 바탕 짜맞춘 전략, 틈새시장 발굴할 수 없어
다른 업계 성공사례도 큰 도움… 한계 설정해 문제 단순화해야 여러 대안 발견할 수 있어

대형 유통 체인 '빅마트'에서 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남따라' 팀장은 요즘 경쟁사인 '뉴마트'의 '나대로' 팀장의 활약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나대로 팀장이 리모델링한 매장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 팀장이 따라가려 하면 나 팀장은 한 발 더 치고 나간다. 2~3개월마다 상품 진열 방식을 바꾸고, 직원을 재배치하면서 고객을 쏙쏙 빼가고 있다. 남따라 팀장은 "나대로 팀장을 압도할 방법을 찾기 위해 직원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해도 뚜렷한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며 "매번 남을 따라 하는 것도 이젠 지쳤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모방이 아닌 창조를 원한다. 그러나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 머릿속에 뿌리 박힌 고정관념과 업계의 관행 때문에 새로운 시도는 물 밑에서 좌초한다. 그레고리 번스(Berns) 미 에모리대 교수는 "인간의 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항상 가던 길(고정관념)로 가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며 "창조를 바란다면 뇌에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쏟아부으라"고 조언한다.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극대화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맥킨지(McKinsey)가 '맥킨지 쿼터리'에 실은 '창조의 길을 찾기 위한 4가지 실행법칙'을 통해 방법을 알아보자.

그래픽=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①타사 제품 사보라

맥킨지는 첫 번째로 "사무실을 뛰쳐나가서 소비자가 돼라"고 제안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장에서 자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직접 구매해 보라는 것이다. 공급자의 시각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이런 '소비자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맥킨지는 조언했다.

북미 지역의 한 유통업체는 대대적인 매장 리모델링을 앞두고 마케팅 부서 직원들을 3~4명씩 팀으로 쪼갠 뒤에 사무실 밖으로 내보냈다. 직원들은 화장품 유통 매장인 세포라(Sephora), 의류 매장인 블루스 진 바(Blues Jean Bar) 등에 들러 물건을 비교하고 구매했다. 옷을 입고 화장품을 발라 보면서 수다를 떨고 매장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직원들은 달라져 있었다. '브랜드가 아닌 색상에 따라 상품을 전시하자' '매장 꾸미는 데 스타일리스트 기법을 도입하자'는 등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때는 자사 제품뿐 아니라 경쟁사 제품도 함께 구매해 비교하는 것이 좋다. 다른 소비자의 행동도 관찰할 수 있다. 소비자가 물건을 집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물건을 들고 비교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자. 인터넷도 활용할 수 있다. 블로그의 상품평과 쇼핑몰의 댓글을 샅샅이 뒤지면서 어떤 제품을 살지 직접 고민해 보자.

②'우리 소비자는 이런 사람…' 고정관념 깨라

기업들은 '우리 소비자는 이런 것을 원한다'는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여기에 짜맞춘 전략을 수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런 관념을 깨뜨려야 틈새시장을 발굴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Best Buy)는 2002년 전자제품 설치 업체 기크 스쿼드(Geek Squad)를 3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업계에선 "전자제품을 집에 설치해 주는 서비스에 대해 돈을 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베스트 바이는 소비자들의 숨은 욕구에 주목해 인수를 밀어붙였다. 기크 스쿼드는 현재 매년 1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금융회사는 항상 돈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산이 적거나 중간 정도인 고객은 찬밥 신세인 경우가 많다. 한 글로벌 신용카드 회사는 소액 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여행 관련 부가서비스를 도입해 큰 히트를 쳤다. '박리다매'의 역발상으로 성공한 것이다.

③다른 업종의 성공 사례에서 배우라

성공 사례를 꼭 같은 업계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때론 다른 업계의 성공 사례가 더 큰 도움이 된다. 디즈니랜드(Disneyland)가 가족 고객을 끌어들이는 노하우를 백화점이 배운다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유통회사라도 구글(Google)로부터 데이터 관리 기법을 배울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형은행은 임원들을 애플(Apple) 전시장에 보내 물건을 구매하게 한 뒤에 은행 창구의 디자인과 운영 방식을 대폭 개선하기도 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번 던져 보라.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이라면 어떻게 우리 회사의 비용을 절감했을까?' '의류 체인 자라(Zara)라면 우리 회사의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을까?'

④인위적인 한계를 설정하라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창조할 것인가. 너무 대안이 많으면 오히려 상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때로는 인위적인 한계를 만들고 문제를 단순화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내일부터 원자재 값이 2배로 상승한다면'이란 극단적인 질문을 던지면 원자재 값의 점진적인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새로운 판매망 발굴이 목표라면 '대면(對面) 판매는 금지되고 온라인 판매만 허용된다'는 가정을 도입해 보자. 같은 방법으로 '주력 상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극심한 경쟁으로 제품 판매가가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등의 가정과 한계를 설정해 보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