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발딩

초고층 바벨탑에 불이 난다면?

Dr.risk 2011. 1. 28. 15:17

인간은 얼마나 높이 올라갈까?
불과 40년 전 5층 아파트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사람들은 "집이 참 높다"고 했습니다. 5층 아파트가 12층, 15층, 18층으로 올라가더니, 요즘은 25층 이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상 복합 건물은 더 높지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유명한 버즈 두바이(현재는 Burj Khalifa)는 무려 828m에 달합니다. 한국도 초고층 빌딩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지요. 초고층 건물은 외관상으로도 참 멋있습니다. 첨단 시설이 설치돼 생활에 편리함을 줄 것 같고, 경치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꿈의 보금자리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요. 그렇지만 그 건물에 불이 난다면 어떨까요?
국내 초고층 빌딩 건설 추진현황

프로젝트 위치 층수 높이
금융관광허브빌딩 세운상가 220 960m
용산랜드마크 용산역세권 150 665m
서울라이트 상암DMC 133 640m
국제컨벤션프로젝트 잠실운동장 121 633m
송도인천타워 송도지구 151 610m
그린게이트웨이 서울삼성동 114 미정
프로젝트 위치 층수 높이
WBC솔로몬타워 부산해운대 108 560m
롯데수퍼타워 서울잠실 123 555m
글로벌비지니스센터 서울뚝섬 110 550m
해운대관광리조트 부산중동 117 511m
부산롯데타워 부산시청부지 107 510m
브로맥스킨텍스타워 일산킨텍스 100 450m

높이만큼이나 아찔한 화재 위험
해운대 주상복합 빌딩의 경우 4층에서 번진 불이 20분 만에 38층까지 번졌습니다. 최신 기술과 첨단 시설의 집합체인 초고층 건물도 다양한 위험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물론 일반 건축물에 비해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은 아닙니다). 건물의 높이나 크기 등과 상관없이 위험이 전혀 없는 건물은 아마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은 아찔한 높이만큼이나 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불법 용도변경과 안전점검 부실

해운대 빌딩의 경우 지진에 강하다고 알려진 알루미늄 패널과 스티로폼 단열재를 사용했지만 스티로폼과 함께 패널에 황금색을 내기 위해 도장한 도료가 오히려 인화 물질로 작용했습니다. 요즘의 주상 복합처럼 디자인을 위해 발코니 없이 건축하거나 확장하는 경우에는 대피 경로가 막히게 되죠. 옆 세대와 연결되는 방호벽도 대부분 에어컨 실외기나 수납 가구로 막혀 있습니다.

20층 이상은 사다리 차가 닿지 않는다!

현재 소방서에서 가지고 있는 고가 사다리차의 최대 높이는 68m로 약 20층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높은 층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소방차의 사다리가 닿지 않을뿐더러 소방차의 물 기둥도 그 높이에까지 도달하지 못하지요. 얼마 전 발생한 해운대 초고층 빌딩 화재 사고 진압 과정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고층일수록 인명 피해가 크다!

초고층 빌딩은 공간적 특성상 화재발생 건수에 비해 인명 피해가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1971년 대연각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는 무려 165명의 목숨을 앗아갔죠. 높을수록 대피 시간이 오래 걸리며, 공간 구조가 복잡한 것도 피해를 가중시키는 원인입니다. 아래의 화재 사례를 살펴보면 그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홍콩 OO Office Building
사고 사례 1. 홍콩 OO Office Building
  • 사고 일시 :1996년 11월
  • 재산 피해 :하부 2개 층과 상부 3개 층 소실
  • 인명 피해 :41명 사망, 81명 부상
  • 사고 내용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2층에서 착화되어, 수직 개구부를 통해 건물 상층부로 확산됨. 중간층은 피해가 미미하나 상부 3개 층은 전소됨.
스페인 마드리드 OO Tower
사고 사례 2. 스페인 마드리드 OO Tower
  • 사고 일시 :2005년 2월
  • 재산 피해 :7200만 유로
  • 인명 피해 :없음
  • 사고 내용 :21층에서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상층으로 연소 확대되었고 3시간 후 하층부로 확산되어 건물이 전소.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건물
사고 사례 2.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건물
  • 사고 일시 :2010년 10월 1일
  • 재산 피해 :약 784억 원
  • 인명 피해 :4명 부상
  • 사고 내용 :발화 지점인 PIT층에서 화염이 분출되면서 빌딩 외장 판넬의 폴리에틸렌 수지에 착화하여 벽면 상층부로 급격히 연소.
정부가 해운대 화재 이후 부랴부랴 고층 빌딩 화재 안전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15~49층 건물에 대해서도 초고층 빌딩에 준하는 안전관리에 들어갈 것을 천명했지요. 초고층 건물에서의 위험은 다른 건물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지만, 화재는 방심할 수 없습니다. 화재는 늘 불의의 순간 우리 앞에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평소 안전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이 위기의 순간에 여러분과 주위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낼 것입니다.
초고층 빌딩의 화재 안전대책
화재 예방의 정석
  1. 작은 소화기가 맵다

    기본적으로 소화기를 비치해야 합니다. ‘작은 소화기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이 작은 소화기는 초기 화재에 대한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소화기는 눈에 잘 띄는 곳, 화기를 사용하는 근처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2. 상황이 발생한 층부터 대피할 것

    초고층 빌딩은 사람들이 매우 많이 밀집되어 있어 전 층의 모든 인원이 동시에 대피한다면 무질서와 혼잡으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화재는 상층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상황 발생층과 그 바로 위층부터 대피해야 합니다. 이후 상황발 생층의 상층부, 상황 발생층의 하층부 순으로 대피합니다.

  3. 중간 피난층을 이용할 것

    초고층 빌딩은 지상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보통 중간에 화재에 안전하도록 설계된 별도의 피난층을 두고 있습니다. 지상까지 피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피난층으로 대피하도록 합니다.

  4. 대피 동선을 짜둘 것

    초고층 빌딩은 내부 구조가 복잡하므로 평소 비상구를 확인하고 대피 계획을 미리 생각해두어야 합니다. 건물에는 대피 장소, 대피 동선을 나타낸 안내도를 구비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평상시에 안내도를 주의 깊게 보는 습관을 갖도록 합니다.

  5. 간이벽 앞 물건을 치울 것

    고층 아파트의 경우 옆집의 베란다로 피난할 수 있도록 간이벽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습니다. 화재 시 간이벽을 부수고 옆집으로 대피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간이벽 앞에는 절대 물건을 놓지 않도록 합니다. 이는 배려가 아닌 의무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