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발딩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화재 안전

Dr.risk 2010. 12. 1. 20:48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화재 안전 - 정기신 | 세명대 교수·소방방재학 칼럼

2010/11/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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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시내 28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49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차 100여대가 출동해 불길을 잡으려 애썼지만 건물은 전소됐고, 죽은 사람 말고도 수십명의 부상자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도심 건물은 갈수록 초고층화되고 있지만, 소방방재 의식은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초고층 아파트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에게 초고층 빌딩의 안전문제, 특히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우선 초고층 빌딩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자. 국제초고층주거협회에서는 50층 이상 또는 200m 이상의 건축물을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의 건축법에서도 이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초고층에 대한 우리의 개념은 20층 이상 또는 60m 이상인 건축물을 생각하게 한다. 이는 지상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건축물로,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화재·폭발·테러 등 재난을 자체 건물 내에서 극복해야 하는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도입되고 있는 최신형의 고층 사다리차는 아파트는 20층, 일반 건물은 15층 높이인 최대 52m까지 펴지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초고층이나 20층 이상의 고층건물은 화재 시 동일한 위험을 가진 대상물로 보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초고층 건물에서 화재안전상의 문제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내부에서 발생한 위험으로부터 사람이 어떻게 안전하게 대피할 것인가. 둘째, 내부시설을 이용하여 소방대가 어떻게 화재를 진압할 것인가이다.

첫째의 대피 문제는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피난 안전구역 설치가 확실해야 한다. 이 공간에는 피난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필요한 모든 설비가 갖추어져야 하며 붕괴 등에 대한 건축적인 안전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피난 안전구역만 확보된다면 계단에서 발생하는 굴뚝효과의 방지나 피난 엘리베이터의 활용 등 피난안전은 어느 정도 확보되리라 생각한다. 둘째의 화재 진압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 한 장소에서는 하나의 위험만 존재한다(Single risk in single area)는 것이 소방의 기본이다. 5층 건물이든 50층 건물이든 하나의 방화구획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다른 방화구획으로는 화재가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화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충분한 소방시설을 갖추는 일, 즉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의 총공사비 대비 소방공사비 비율은 3%를 넘지 못한다. 아파트의 경우는 2% 정도이고, 초고층 건물의 경우에는 1.41% 정도로 낮게 책정된 곳도 있다. 이에 비해 선진국의 경우는 소방공사비가 총공사비의 5% 전후로 우리의 2배에 가깝다.

초고층 건물 화재의 조기 진화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소방시설로 내부 진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소방기술과 소방인력 수준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소방전문가들을 건축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잘 활용한다면 초고층 건축물에서의 화재진압 문제도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선진국들은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어가면서 안전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한다. 우리도 지금 이 단계에 서 있다. 안전하게 살고 싶으면 안전에 더 투자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투자 없이는 우리의 안전은 영원히 보장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