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한림원(회장 이상은)은 지난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환경과 국민안전’을 주제로 제21차 정기포럼&정기총회를 가졌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정학 서울대 교수, 홍현정 GS칼텍스 고문, 박희경 KAIST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국내 각계각층의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의 장도 마련됐다.
우리나라 안전문화의 현 주소-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전 환경안전원장
이정학 교수는 ‘우리나라 안전문화의 현 주소’에 대해 “우리나라 안전문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라고 간략하게 표현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내 실험실의 안전성에 대해 주목했다. 대학원생들이 매일 12시간 가까이 생활하는 곳이 실험실이라는 그는 “각종 위해성 화학물질, 실험장비를 다루며 실험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시킨 후 실험실 출입을 허가해야 하는 것은 교수로서 당연한 의무지만, 소속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안전교육을 시킨 후 실험실 출입을 허가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며, “이는 서울대학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서울대학교의 부끄러운 실험실 모습이라며 건물 내부 비상통로에 잔뜩 쌓인 실험기기 및 시약이 찍힌 사진과 실험실 내 다량의 유기용매 보관·사용중인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것은 교육자의 안전맹이다”라며, "세월호 사고는 승객, 승무원(부책임), 선장(총책임)이 있다면, 실험실은 학생, 지도교수(부책임), 총장(총책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교육은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교수를 포함한 우리사회 지도층에 있는 국회의원, 행정관료, 정치인, 법조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안전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 안전 경영 - 홍현종 GS칼텍스 고문, KBCSD 사무총장
홍현종 사무총장은 산업계 전반에 대한 안전의식 및 안전경영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2013년 사고재해자수 8만 4197명이며 이 가운데 업무상 사고사망자수는 1090명이다. 산업재해자 1만 명당 사고사망자수는 2012년 0.73명에서 2013년 0.71명으로 감소했지만 사망사고를 포함해 동시 3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빈발하는 추세다.
산업계에서는 산재로 인한 손실액은 무시할 수 없다. 2012년 기준 산재로 인한 직접 손실액이 3조8000억원이며 근무손실일수는 5400만일이다. 특히 50인 미안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재피해가 심각하다.
따라서 최근 기업들은 안전투자와 조직을 늘리는 등 안전경영을 우선시 하고 있다. 과거 안전관련 비용을 비용으로 인식했다면, 현재는 투자로 인식하는 인식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석유, 화학, 전자, 반도체 등 국내 40대 대기업은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노후, 취약시설을 개선하는데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안전전담부서 설치 및 운영, 매달 안전교육 실시, 안전종합대책 마련, 협력업체 관리 강화 등 안전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홍 사무총장은 “산업계가 더 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제도적 유인장치·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편의적인 정책은 안전불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안전예방관리 부분에서도 세액공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는 전문담당자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이 정책의 신뢰성을 저하 시키고 있고, 사회는 사고가 났을 때만 일시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산업계는 사회적책임이 반영된 CSV(Creating Shared Value)가 이뤄진다면 안전문화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3더’ 문화 vs 을지문덕 장군의 안전문화 - 박희경 KAIST 재난학연구소장
박희경 소장은 우리 문화가 지니고 있는 특성과 관련해 안전문화에 대해 얘기했다.
인간은 원래 항상 사고를 낼 수밖에 없으나 경험으로 모자라는 것을 보완하고 사고를 방지하며 안전문화는 발달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더(더 빨리, 더 좋게, 더 싸게) 문화'로 인해 더욱더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 예로 세월호의 과적문제와 영종대교 과속사고를 들 수 있다.
이런 사고발지를 위해서는 의사결정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적절한 모니터링을 통해 쇠퇴기를 찾아내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찾아내는 것은 현장 근로자들이고 더 상부에 보고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에서는 말해도 안 바뀌고 오히려 말하면 불이익 당할까봐 말을 안하다 보니 잦은 사고가 일어난다. 과거 을지문덕장군의 그만하면 족한 줄 아는 지혜와 현장책임자의 말을 듣고 반영할 줄 아는 안전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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