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주재원이 되어 일본으로 떠나는 동료 연구원을 위해 송별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거창하게 송별회라고 말은 했지만 주인공을 포함해서 세 명이 전부인 조촐한 술자리입니다. 삼 년 정도 그곳에 머무르게 될 거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작은 떨림과 기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던 우리의 레퍼토리는 자연스레 요즘 사는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세 명 모두 아직 자신의 첫 책을 쓰지 못한 수료 연구원들이기에 단연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우리 셋은 마음을 다해 힘든 연구원 1년 차를 무사히 넘겼으면서도 왜 여태 자신의 책을 쓰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바쁜 일상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일본으로 떠나게 될 ‘그’는 지난 3년 동안 정신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