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세영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2010세계피겨선수권대회였다.
김연아는 27일 밤(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0.49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60.30점)에서의 부진을 딛고, 종합점수 190.79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실수로 7위까지 밀려 노메달의 위기에 몰렸지만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단연 발군의 기량을 과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유일하게 130점대를 돌파하는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는 김연아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훈련과 목표, 의지가 부족할 때는 김연아도 평범한 선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했다.
김연아는 지난 해 4대륙선수권을 시작으로 LA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6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김연아는 얼마 전 끝난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향후 그를 견제할 마땅할 라이벌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세계 최정상 자리에 오른 김연아는 동기 부여가 사라지면서 허탈감이 생겼고, 훈련에 제대로 전념하지 못했다.
김연아를 지도하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마친 뒤 찾아온 공허함 때문에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김연아가 훈련에 전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시즌 최악의 점수로 7위로 떨어졌다. 시니어 데뷔 이후 쇼트프로그램에서 처음 받아본 순위였다.
하루 뒤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마음을 다잡고 출전, 출전 선수가운데 최고점을 받으며 구겨졌던 자존심을 그나마 회복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조금만 잘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면서 김연아의 진로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쏠려 있다. 향후 현역 생활을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프로로 전향할지는 김연아, 자신만이 알고 있다.
현역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김연아의 2009~2010시즌은 이렇게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