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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소방조직의 변혁을 꾀해야 될때

Dr.risk 2010. 4. 4. 23:04
“장기판 같은 조직이 아닌 바둑판같은 조직이 돼야 한다”
safe119 04-02 18:47 | HIT : 14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변상호 본부장


변상호본부장의 관념은 의례적으로 수장들이 지니고 있는 생각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는 ‘공공조직의 독과점 폐해’라는 말을 인용해, 현재 소방인들이 자기중심적인, 감성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생각은 곧 소방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가 국민에게 하는 것은 헌신이지, 배려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관서 복도에 ‘소방관의 기도’가 아닌 국민의 안전을 위한 연간, 월간업무 ‘목표와 실행 계획’을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래를 보는 혜안으로 경기도의 재난을 막는다

기후 변화 등으로 나날이 재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변상호 본부장의 남다른 주장은 이색적일 뿐 아니라 경기도의 재난관리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소방은 지난 2008년 7월 8일자로 인적재난업무를 본청 교통 건설국(재난관리과)에서 소방재난본부(재난대응과)로 이관됨에 따라 소방재난본부에서 인적재난업무까지 총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인도네시아의 쓰나미나, 아이티, 칠레의 지진 사례를 보더라도 기후 변화와 관련된 재난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재난 등에 있어 소방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재난환경에서 보다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지금의 광역 긴급대응시스템을 넘어서는 초광역 긴급대응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변 본부장의 입장이다.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지금의 전국적, 시·도간 광역대응체계로는 최근 발생하는 광범위하고 기습적인 대형 자연·인적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미흡하고, 지자체 여건상 인력이나 장비 보유의 한계로 효과적인 대응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서울, 인천, 강원, 충청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초광역 재난대응체제를 구축해 기후변화 등에 따른 다양한 대형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2의 이천물류창고 화재가 재현되지 않도록…

경기도는 ‘코리아2000냉동창고’와 ‘서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 대형화재 발생이 빈번한 지역이다. 또 최근에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안산 반월공단 화재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변 본부장은 대형화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정에 맞는 안전대책이 중요하다며, 대형화재를 예방하고 현장중심의 행정 강화를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현장점검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 점검의 날’이란 각 소방관서장을 비롯해 전 소방공무원을 총 동원, 화재에 취약한 소방대상물에 대해 현지 확인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화재 예방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각 소방서장을 비롯한 과장급 이상의 지휘관들을 지역별로 교차 점검 시켜, 대형화재 우려 대상을 직접 확인·보완케 해 지휘관들의 현장 대응 능력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대형화재 우려가 큰 도내 냉동·물류창고를 대상으로 첫 현장점검을 실시했는데, 위약요인을 현지에서 시정하기도 하고 관계자로부터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듣기도 했습니다.”
변상호 본부장은 지금 시행 중인 ‘현장 점검의 날’ 시스템을 통해 대형화재 발생 빈번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씻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 비쳤다.



최고의 청렴기관 경기소방재난본부

경기소방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008∼2009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고의 청렴기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변상호 본부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친절하고 투명한 소방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체 청렴도 측정’, ‘직원 전화 친절도 조사’, ‘청렴 옴부즈맨제’, ‘해피콜 운영’ 등 민원처리 과정을 철저하게 모니터링 해 도민의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또한 민원안내시스템인 ‘안전터’를 인터넷상에 구축해 민원인이 실시간으로 업무처리과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소방시설과 가격 등을 자동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스피드119민원처리제’를 시행해 보다 신속하게 예방민원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 고객 위주로 민원업무 시스템을 전폭 개선했다.
변 본부장은 공직이라는 자리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 한다며, “이를 위해 매년 전 직원이 ‘청렴 서약서’를 작성하고 ‘청렴결의대회’에서 청렴실천을 다짐하며, ‘소방청렴대책 발표대회’를 개최해 소방서 간에 경쟁과 상호 벤치마킹을 통해 도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직자상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경기도는 ‘친근한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해 전국 본부 최초로 ‘비쥬얼(visual) 이미지 개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은 ‘본다는 것은 문자에 선행한다. 우리는 말하기 전에 보고 인지한다’라는 John Berger의 Way of Seeing에 나오는 문구에서 착안한 것으로 경기 소방 위상 제고를 위해 보여지는 이미지를 참신하게 개선, 브랜드 가치 상승 및 차별화 전략에 부응하고자 도입됐다.
이를 위해 행정정보시스템 개인정보, 직원안내도 등에 올라 있는 기존의 경직된 사진에서, 환하게 웃고 있거나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교체했다.
또 각종 행사 기록 사진도 형식적이고, 권위적, 정적으로 연출된 분위기를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며, 역동적인 사실적 분위기의 이미지를 담을 예정이다.
변 본부장은 “이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누구나 쉽게 소방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대 화두, KT&G 담배화재소송

현재 경기도는 KT&G를 상대로 담배화재소송을 진행 중이다. 경기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변 본부장은 “경기도에서는 매년 약 13% 정도의 화재가 담뱃불로 인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만일 KT&G가 미국·캐나다 등 선진국에 수출하고 있는 화재안전담배를 국내에도 시판했었더라면 담배화재 진압을 위해 지출됐던 많은 소방비용이 절감돼 직원들의 후생복지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됐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소송은 KT&G에게 그러한 책임을 추궁하고 화재안전담배의 조속한 도입을 위한 관련입법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재안전담배를 국내에 시판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피해는 단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피해는 전국적인 사항으로 모든 시·도 본부가 협력해야 할 사안이고 소방방재청에서도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사안입니다.”
실제로 이처럼 담배로 인한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2004년, 캐나다는 2005년부터 화재안전담배의 시판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화재피해 감소가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또 호주에서 지난 2007년 관련 법안을 만들어 추진 중에 있으며, 유럽연합 또한 오는 2011년부터는 화재안전담배만 판매하도록 의무화 한 상태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국에 화재안전담배만이 유통된다면 화재 피해의 큰 감소는 물론 그에 따른 소방비용 절감의 효과를 통해 실질적으로 소방공무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 갈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번 소송은 그러한 노력에 첫 걸음을 옮긴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민국 소방의 중요한 임무수행 중 한 부분입니다. 물론 우리의 주장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 법원에서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기소방의 대표이자, 소송을 이끌어가는 책임자로서 우리 경기도의 주장은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하는 정당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변 본부장은 국민의 안전이라는 절대가치가 단지 소방관만의 사명이 아닌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가 추구해야 할 몫인 이상, 그에 합당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현재 소송은 3차례의 변론준비절차를 거쳐 1월 15일 1차 변론과 3월 19일에 있었던 2차 변론을 마친 상태다.



누구나 안전하게 살 권리를 누립시다

변상호 본부장은 누구나 안전한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안전한 삶’이란 좀 막연하게 생각 될 수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막연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을 알고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거나 최소화 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상시 위험한 일과 위험한 공간에는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지만,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면 최대한 침착하게 자기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도민 여러분들께서는 위험한 사고가 발생하거나 그 증후가 보이면 즉시 119로 신고하시고, 우리 소방공무원들은 어떠한 재난현장에서도 효과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변 본부장은 도민에게 감사의 말과 함께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당부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경기소방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보내주고 계신 도민 여러분께 항상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화재 등 재난의 대응은 사전예방과 초기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시설주와 관계인들의 방화의식 및 재난에 대한 대응능력의 배양을 당부한다고도 전했다. 이밖에도 “우리 경기 소방인 모두는 세계최고의 소방인력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재난 발생 시 인명과 재산 피해 경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우리 경기소방에 대한 도민 여러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변상호 본부장은 「세계최고 경기소방 실현」이라는 2010년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판 같은 조직이 아닌 바둑판같은 조직이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환경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장기판의 졸(卒), 마(馬)와 차(車), 포(包)처럼 자신의 영역을 고집하는 아날로그식 조직으로는 국민들의 안전욕구를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바둑판에서 돌 하나하나가 전략적으로 움직이듯이 우리 소방조직도 그러한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한 조직의 수장이면서도 열린 사고로 혁신적인 조직운용을 진행 중인 변상호 본부장의 1년 뒤, 2년 뒤의 성과가 기대된다.

글 | 차미경 기자 chamk@safe119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