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발딩

초고층빌딩의 피난

Dr.risk 2015. 4. 28. 18:56

[안전경영] 롯데월드타워에 담긴 7가지 첨단과학… 工事 관리에 인공위성4대 이상 동원

입력 : 2015.04.27 03:04

"초고층 건물은 첨단 과학이다."

24일 기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 높이인 102층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인 롯데월드타워를 들여다보면 광고 카피 같은 이 얘기가 딱 맞는다. 2010년 1월 착공 이후 작년 4월 국내 최고 높이(305m)를 돌파한 데 이어 내년 연말 완공되면 555m 높이의 123층짜리 초고층 빌딩의 위용을 드러낼 것이다. 우주선에 인류가 만든 첨단과학이 고스란히 담긴다면, 초고층 빌딩에도 첨단 건축 기술이 고스란히 담긴다. 그래야 안전도, 아름다움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이런 첨단과학을 기반으로 9·11테러 이후 대폭 강화된 세계소방방재기준(IBC) 및 국제소방협회(NFPA)의 기준에 따라 '재난 없는 초고층 빌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엔 어떤 첨단과학이 담겨 있을까?
롯데월드타워에 담긴 7가지 첨단과학
국내 최초 항적 감시장비 설치

롯데월드타워 곳곳에는 671개의 첨단 계측기가 달려 있다. 건물 전체가 0.1㎜ 변형이 돼도 감지하는 전체변위계측기, 바람에 따라 건물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내는 풍향풍속계측기, 건물에 진동이 왔을 때 측정하는 건물가속도계측기, 미세한 지진의 영향을 파악하는 지진가속도계측기, 중앙기둥 같은 힘이 몰리는 주요 기둥의 압력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변형응력계측기 등이 설치돼 하루에만 1만6000개가 넘는 데이터를 각각 받아 분석한다. 구조물 건전성 모니터링(SHM) 시스템이다. 이는 준공 후 건물 곳곳 부속 자재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는 물론 노후화에 따른 구조물 변형 등을 상시 감지해주는 통합 감시 시스템이다. 또 국내 최초로 항적 감시 장비가 설치돼 항공기 접근 시 경보가 울린다. 롯데건설의 도광수 수석은 "모든 계측기가 기준치를 벗어나거나 벗어날 징후만 보여도 매뉴얼에 따라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4대 이상의 인공위성이 공사(工事)를 감시한다

공사 과정 모두를 인공위성과 함께 정보를 주고받으며 진행한다. 각도가 1도만 어긋나도 500m 높이에선 약 8.72m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초정밀 측량을 위해 4대 이상의 인공위성으로부터 측정 정보를 수시로 받아 오차를 바로잡는 '위성측량시스템(GNSS)'을 도입했다. 인공위성과 주고받은 데이터들은 24시간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종합방재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완공 후에도 인공위성 시스템은 전체 모니터링 시스템에 흡수돼 활용된다. 신성우 한양대 교수(건축학부)는 "인공위성은 초고층 빌딩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가장 앞선 기술"이라고 말했다.

◇건물 3곳, 총 층수의 10%(12개층)에 '대나무 마디' 설치

555m 높이에 중앙 기둥 외에 8개의 메인 기둥이 올라간다. 이 여러 기둥을 중간 중간에서 묶어 잡아주게 되면 거물의 변형을 막아주는 기둥의 힘은 1.5배나 강해진다. 대나무의 마디처럼 롯데는 이 같은 시설을 총 건물의 3곳에서, 12개 층에다 설치했다. 전문용어로 '아웃리거+벨트트러스'라고 하는데, 이를 설치하면 입주가 불가능하다. 롯데는 전체층(123개층)의 10%를 포기하면서 3곳에 대나무 마디를 설치했다. 전 세계 초고층 빌딩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1000도에도 녹지 않는 콘크리트 기둥

많은 사람은 9·11테러 때 뉴욕 세계무역센터(110층)가 항공기 충돌 후 1시간 42분 만에 고온에 의해 철골조가 녹아내리면서 송두리째 붕괴되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 테러가 발생해도 롯데월드는 다르다. 가로·세로·폭이 각각 3.5m의 공간에 100개의 철근을 넣은 뒤 고내화 콘트리트를 쏟아부어 만든 메가 기둥 8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둥들은 1000도 온도에도 녹지 않는다. 고열에 철골 기둥이 녹아 건물 전체가 붕괴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1030만명이 올라탄 무게(67만t)의 건물 하중에도 3.9㎝만 침하

롯데월드타워의 토목설계를 맡은 에이럽사(社)의 제임스 시즈 왕초 부사장은 “롯데월드타워를 맡고 가장 놀란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거대한 암반 위에 들어서는 초고층 건물이란 점”이라며 “이 때문에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의 침하량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르즈 할리파가 80㎜ 침하하는 데 비해, 롯데월드타워는 39㎜에 불과하다. 롯데월드타워는 완공 시 하중이 약 67만t으로 성인 남성 1030만명이 올라탄 하중이지만, 지반은 겨우 최대 39㎜만 눌린다는 것이다.

◇히로시마 원폭 2500배 지진에도 견뎌내고 태풍에도 끄떡없다

롯데월드타워는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까지 견뎌낼 수 있다.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터진 원자폭탄의 2500배 위력이다. 지금까지 국내 최대 지진은 1978년 충남 홍성의 5.0이다. 일부에선 그 이상의 지진이 나면 건물이 무너져 주변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롯데 관계자는 “리히터 규모 7.0이 넘으면 주변 건물들은 대부분 초토화될 수준이며, 이 또한 롯데월드타워가 기준치 이상으로 건물이 손상될 수 있다는 의미이지 곧바로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태풍의 위험에서는 어떤가. 설계상 초속 128m까지 버틴다. 국내 최대 태풍인 곤파스(홍도 52.4m/s, 서울 중랑구 29.5m/s)나 2005년 미국의 최대 허리케인 때(90m/s)에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화재가 나도 작동하는 19대의 엘리베이터, 63분 만에 1만5000명 대피 가능

초고층 건물의 위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영화 ‘타워링’이다. 화재로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추고, 사람들은 건물 안에서 오가지 못하고 갇혀 참사를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롯데월드타워의 피난용 승강기 19대는 화재시 20개 층마다 5곳(22층·40층·60층·83층·102층)에 만들어진 피난안전구역과 1층을 전용으로 오가면서 작동한다. 특수 기술을 활용해서 엘리베이터에는 철저한 내화·차연·방수 기능을 갖췄고, 확실한 ‘구명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모의실험 결과 피난용 승강기와 계단을 통해 롯데월드타워 상주인구 1만5000여명이 최대 63분 안에 전원 대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