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압축공기포 소화설비 도입

Dr.risk 2011. 1. 24. 22:24

국내 포소화설비 지각변동 예고된다
소방방재청, 압축공기포 소화설비 도입 박차
 
신희섭 기자
포소화설비는 물에 의한 소화방법으로 소화효과가 적거나 오히려 화재가 확대될 위험성이 있는 가연성 액체 등의 화재에 사용되는 설비다.

하지만 기존 포소화설비는 양질의 포를 형성하기 힘들고 높은 분사속도로 방수시킬 수 없다는 단점으로 인해 현장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진 외국에서는 압축공기 포소화설비(압축공기포)의 연구를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으며 현재 다수의 설비가 출시되는 등 활발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압축공기포에 대한 연구와 설비개발에 대한 정책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방방재청으로부터 발주를 받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연구용역을 실시한 압축공기포 소화설비의 최종보고서가 발표됐다.

또한 최근에는 정부 정책 사업을 통해 소방차량에 탑재하는 압축공기포 소화장치가 개발돼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등 이미 국내에서도 실용화 단계에 들어간 상태이다.

소방방재청에서 이 같은 압축공기포 소화설비의 차량탑재와 더불어 제도권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국내 포소화설비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소방방재청을 통해 도출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압축공기포에 대해 알아보고 변화하고 있는 포소화설비 시장에 대해 조명해 보고자 한다.


압축공기포는 무엇인가?

압축공기포(Compressed Air Foam, CAF)는 물과 포원액을 가압된 공기 또는 질소와 조합해 형성시키는 균일한 포를 말한다.

물과 공기, 폼 약제를 혼합시켜 물의 표면장력 저하를 유도하고 연소물로 침투되는 속도를 보다 빠르게 촉진시켜 손쉬운 소화를 유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압축 기포를 생성시키는 기술이 바로 압축공기포의 가장 큰 특성이다.


압축공기포 소화설비 효율성 높아
우리나라 소방차량 및 설비 등에 사용되는 포소화설비는 포수용액이 유동챔버를 통해 공기와 혼합하는 ‘흡출형’과 포수용액이 노즐에서 분사될 때 송풍기를 이용해 포를 형성하는 ‘송출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포소화설비는 연소표면을 포로 덮어 질식효과를 얻거나 포에 함유된 수분에 의한 냉각효과로서 화재를 진압하게 된다.

하지만 소방방재청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화재현장의 오염된 공기를 이용해 포를 팽창시키기 때문에 기존 포소화설비는 양질의 포를 형성하기 힘든 실정이다.

또한 높은 분사속도로 방수시킬 수 없어 천정이 높은 저장창고 등에서 화재플럼(화염이 섞인 연기기둥 형태의 형상)에 침투하기 어려우며 물과 포의 사용량이 많아 수손피해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달리 압축공기포 소화설비는 높은 분사속도로 원거리 방수가 가능하고 기존 포소화설비의 물 사용량을 약 1/7로 줄여 수손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 같은 압축공기포 소화설비의 실용화 단계를 거쳐 기술적 입증이 완료된 상태이다.


압축공기포 선진국에서는 다각적으로 활용

일본이 압축공기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생분해성이 뛰어난 포소화약제가 개발되면서 부터였다.

지난 2007년 적은 방수량으로 효율적인 소화기능을 가진 포소화약제 개발을 성공한 일본은 이를 압축공기포 시스템에 적용시켜 방수량을 1/17로 감소시키고 종래 2주 정도걸리던 생분해 시간을 1~2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후 정부차원에서 압축공기포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이룬 현재 전용소방차 및 소화실험 등을 통해 새로운 소화전술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걸음마 수준인 우리나라와 달리 현재 미국 내에는 10여개가 넘는 압축공기포 제조 및 공급회사가 있으며 이중 워터루스와 달리사가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워터루스사는 진보된 전도율기반의 기술을 사용해 물과 포를 정밀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보다 정확하게 압축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PTO(동력인출장치)구동 공기압축설비를 생산중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워터루스사의 압축공기포는 탁월한 성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소방조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최적의 표준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달리사 역시 1980년대 초부터 이미 압축공기 포소화설비를 제작해 오고 있으며 지금은 60여개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을 만큼 높은 기술력과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못지않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캐나다의 경우 압축공기포가 열린 공간과 밀폐된 공간 모두에서 유류 및 크립화재를 진압하는데 탁월하다는 연구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를 기반으로 현재 캐나다는 압축공기포를 고정식 소화설비로 캐비닛에 모듈화시킨 형태의 압축공기포 설비를 개발했으며 항공기격납고는 물론 정유시설, 주유소, 가연성 액체저장소 등에 설치하고 있다.

고정관 화재 진압 방식인 압축공기포 설비는 화재 진압에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며 경제적이고 정화 관점에서도 큰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독일의 지멘스사는 액적 1방울을 거의 같은 열 흡수 능력을 갖는 7개의 포방울로 만들어 소화효과를 7배 향상 시킬 수 있는 압축공기포를 소방펌프자동차와 플랜트 설비, 케이블덕트, 헬리포트, 주차장 등에서 적용하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 로젠바워사는 소방차량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축공기포를 개발해 소방펌프차에 탑재시켜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압축공기포 활용방안 커질듯

압축공기 포소화설비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압축 공기 포소화설비에 대한 실태조사와 문제점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ㆍ외 압축공기포 설비의 실태조사와 내진설계 동향, 자료조사, 압축공기포 설비의 성능평가시험 연구, 해외 압축공기포 설비 관련 조사 등을 진행하고 여러 결과물을 도출했다.

우선 성능시험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대두되는 압축공기포의 경우 그 결과가 기존의 포소화설비 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으며 압축공기의 혼합비율이 상승하면서 소화성능의 효과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압축공기포의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혼합장비 및 전용헤드가 개발되어야 하며 공간에 따라 압축공기의 종류를 구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소방방재청은 이 같은 결과물을 토대로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문화재 등 목조건물이나 화재의 초기진화 필요성이 절실한 주유소, 변전시설, 비행기 격납고 등에 압축공기포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


 친환경 포소화약제 시장 동반성장 불가피
 
압축공기포 소화설비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물로 정책반영이 예고되면서 포소화약제의 사용빈도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포소화약제의 사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스톡홀름 협약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PFOS(불소화화합물)의 사용이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우리나라 역시 PFOS의 규제 내용이 담긴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포소화약제의 대부분이 PFOS가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PFOS 성분이 없는 수성막포도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포소화약제에도 불소 성분 등 일부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물질들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선진외국에서는 환경친화적인 포소화약제의 사용을 보다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국가 R&D 사업을 통해 아시아 권역에서는 최초로 친환경 고발포 포소화약제가 개발됐다.

천연당류와 천연계면활성제를 원료로 하는 이 같은 친환경 포소화약제가 국내에서도 개발됨에 따라 수입에만 의존하던 포소화약제의 국산화가 가능해 진 것이다.

압축공기포 설비 도입이 예고되는 시점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친환경 포소화약제의 사용량이 늘어나는 등 포소화설비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