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안전

연구실안전 “세계 선도할 수 있는 기준 제공하고파”

Dr.risk 2010. 11. 16. 23:44

인하대학교 화학과 이익모 교수(대학환경안전협의회 부회장)

연구실 안전은 공기의 존재같이 무시되지만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분야로 지금까지 체계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표적 사고는 1999년 S대 원자핵공학과 폭발사고와 2003년 K대 풍동실험실 폭발사고가 있다.

이익모 교수<左사진>는 “연구실 사고로 우리나라의 젊은 과학자들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번 도약연구과제 선정으로 지금까지 무시되었던 연구실 안전분야가 조금이나마 관심을 끌게 되었다는데 의미가 있고, 단순한 대중적 대처가 아닌 체계적 연구를 통한 수준 높은 안전 확보의 시동을 걸었다는데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연구실은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위험요소들의 백화점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을 입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구실 안전에 대해 무관심하고 체계적인 연구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아 우리 젊은 과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익모 교수는 “연구실의 연구분야에 따른 위험특성이 무엇이 있는지 조사하고 분석하여 이러한 위험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 또는 정책 등을 개발, 제안하고자 하는 과제입니다.”라며 과제 소개를 했다. 연구실은 분야별로 연구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다루는 물질, 기기, 시설 등이 다르게 되고 발생 가능한 위험요인들도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 연구실의 분야별 위험특성을 조사, 평가하는 작업을 거쳐 위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자는 것이 바로 이 과제의 개요이다. 연구분야는 가장 사고 발생율이 높으며 참가 연구원들의 전공분야에 가까운 분야부터 순차적으로 접근하여 우선 화학적 위험인자(화학물질, 석면, 나노물질 등), 생물학적 위험인자 (박테리아, 곰팡이, 엔도톡신, 진드기 등 바이오에어로졸), 인간공학/물리적 위험인자 (근골격계 증상 현황 분석 및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표준관리지침 개발 등) 및 안전공학적 관리 (연구분야별 사고특성 분석 및 연구실 안정성 평가 기법 개발,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 개발) 분야부터 연구가 시작된다. 다양한 분야에 지식이 없다면 이번 과제를 풀어나가기 힘들다. 따라서 이 교수를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들(서울대 보건대학원 윤충식 교수, 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박정임 교수,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박사, 호서대 안전공학과 이광원 교수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 대학환경안전협의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 분야에 뛰어들어 안전의식의 제고, 체계적 안전교육의 실시 등 선구자적 노력을 아끼시지 않았던 ‘대학환경안전협의회’ 초창기 창설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학환경안전이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연구자 양성 계획

이번 과제의 최종목표는 이공계 R&D 연구자의 안전과 건강이 보장되는 선진 연구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연구자들의 생명과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연구활동 분야별 주요 유해인자(화학적, 생물학적, 물리적, 인간공학적, 안전공학적 등)와 새로운 위험(나노, 석면 등)을 예측하고, 위험성을 평가하고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력양성도 시급한 부분 중 하나이다. 이 교수는 5개 세부 분야의 관점과 연구방법을 습득한 각 분야 전문연구자 양성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각 분야에서 매년 박사 1명, 석사 2명의 비율로 안전관련 연구경험과 실적을 가진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이다. 현재 대학환경안전협의회 차원에서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점점 국제교류도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서울대학교의 안전교육은 선진국 수준 이상이라고 이 교수는 언급하며 우리나라 연구실안전의 세계적 수준 도약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익모 교수는 5개 세부 분야의 관점과 연구방법을 습득한 각 분야 전문연구자 양성이 필요

함  을 인지하고 각 분야에서 매년 박사 1명, 석사 2명의 비율로 안전관련 연구경험과 실적을 가

진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이다.ⓒ대한뉴스

“세계 선도할 수 있는 기준 제공하고파”

이 교수가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저도 다른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많은 연구결과를 원하지만 연구실 안전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 후로는 학생들이 결과를 내야한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연구를 즐기고 새로운 결과를 찾는 재미에 빠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며 “무언가에 쫓기면 안전사고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안전수칙에 충실하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연구실 안전은 선진국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그는 “선진국에서도 체계적인 연구가 아직은 많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오히려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안전불감증의 사회라는 오명을 벗고 안전이 생활화되는 사회가 된다면 능력있는 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사고와 건강의 위협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기의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치열해지는 세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이것이 실현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라고 과제운영 의지를 밝혔다. 연구실 안전, 이제 생각만이 아닌 철저한 연구와 준비로 미래의 재앙에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