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27

글로벌 시대의 문자, 한글 "날개를 펴라"

[기고]글로벌 시대의 문자, 한글 "날개를 펴라" 글: 신부용 KAIST 한글공학연구소 소장 ▲신부용 KAIST 한글공학연구소 소장 ⓒ2011 HelloDD.com한글창제 565 돌을 보냈다. 각종 행사가 열리고 한글이 세계로 뻗어 나간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한글을 그 정도로밖에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앞으로 한글이 100조원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 하며 어떤 이는 100만 명의 젊은이들이 한글 전도사가 되어 세계 각지로 나가게 될 것이라 한다. 한글이 얼마나 대단한 글자인가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이런 말을 허황스럽다 여기지 않을 것이다. 글자는 말을 담아두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글자를 읽으면 다시 말이 된다. 그러나 과연 그..

좋은글 2011.10.24

한권의 책보다 한번의 여행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창밖은은으로 보이는 깨끗한 하늘과 붉게 물든 나뭇잎으로 보면서 책을 읽기에는 날씨가 아깝습니다. '는이 가을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는 는는 이야기는 도서 시장을 달구 기위한 마케팅의 일종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는는 단풍철과 휴가가 겹치는 여름은 출판 시장에서 겨울과 같습니다. 월드컵까지 가세했던 지난 여름은 유독 그러 했으니까요. 또다시 엉덩이가 가벼워지는 요즘을 보내고 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가을의 풍경은 천국입니다. 저 역시 이번 가을은 유독 많은 여행을했습니다. 땅끝마을에 다녀오기도했고, 억새로 가득한 곳에 머물기도의했습니다. 북한산 둘레 길에 가보기도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하나씩은있었습니다. 그중에서 하나만 소개하면 보성 녹차밭을 꼽고..

좋은글 2010.10.28

인생의 앞자리 뒷자리

차길진 조회수11785 등록일2010.07.26 10:11 몇 년 전 고위공직자 대상의 특강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소위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공직자들이 학생으로 오는 자리이니만큼 기대가 컸다. 강사 또한 그 분야 최고 전문가였다. 그런데 강의실 문을 여는 순간, 필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강의실은 가득 찼는데 앞에서 두 번째 줄까지 아무도 앉지 않았다. 자리도 없는데 마침 잘 됐다 싶어 같이 온 지인에게 맨 앞줄에 앉자고 했다. 그러자 지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저는 절대 앞엔 앉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생에서 성공했다는, 좋은 대학에 좋은 위치에 있다는 고위 공직자들 역시 서로들 맨 앞자리를 피하려고 난리였다. 일부러 자리를 바꾸거나 자리가 있음에도 뒤에 서 있기를 자청했다. 이..

좋은글 2010.07.31

그대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의자

그대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의자 어제는 모처럼 고요했습니다. 지방선거 당일이어서 한동안 이 숲까지 어지럽게 들리던 후보자들의 확성기 소리가 완전히 소멸한 탓이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돌아와 모처럼 오후 내내 숲 속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벌통들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곳엔 작은 옹달샘이 있고, 물을 좋아하는 아주 커다란 버드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내게 처음으로 나무의 언어를 들려주었던 가죽나무도 서 있는 곳입니다. 분봉 벌을 지키는 날이면 그곳에 앉아 그렇게 책을 읽곤 하는데 그 곳이 곧 병원이요 도서관이요 절입니다. 그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숲이 내는 소리와 향기와 바람이 몸으로 스미고 차올라 내가 숲으로 녹아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벌들의 부지런한 날개짓 소리, 바람을 ..

좋은글 2010.06.03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상황이 사실을 덮지 못하도록

일백리(一百里) 행군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갑자기 왠 행군이냐고요? 제 생각도 딱! 그랬습니다. ‘직원 소양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날아든 날벼락에 정신이 멍해지고 말았지요. 군대에 다녀온 남자라면 알겠지만 백리, 즉 40km 행군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더군다나 돌도 씹어먹고, 버스보다 빠르게 뛰어다니던 20대초반의 몸도 아니고 보니 살짝 겁도 났습니다. 물론 별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만들어가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별 소용이 없더군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참가한 교육에서 긍정의 에너지가 솟구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지요. 아마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나 봅니다. 버스를 타고 교육 장소로 이동하는 내내 동료들의 입에서 불만의 소리가 끝도 없이 터져 나왔으니..

좋은글 2010.05.18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위대한 그가 바보에게 당한 이유

한 과부가 남편이 누군지 모르게 애를 낳아 사복이라고 불렀다. 열두 살이 되도록 말을 못하고 걷지도 못했다. 사람들은 기어 다니는 그 아이를 놀려 뱀의 새끼, 사동(蛇童)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사복의 어머니가 죽었다. 원효는 그때 고선사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사복이 찾아왔다. 원효가 예를 갖춰 맞았지만 사복은 답례도 하지 않고 말했다. "그대와 내가 옛날에 경전을 실고 다니던 암소가 죽었소. 함께 장례를 치르는 것이 어떻겠소 ?" "좋다" 그래서 둘이 함께 사복의 집에 이르렀다. 사복이 원효에게 시신 앞에서 축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원효가 멋지게 지어 불렀다. 태어나지 말 것을, 죽음이 괴롭구나. 죽지 말 것을, 태어남이 괴롭구나. 사복이 답하여, "글이 번거롭군요" 하더니, 고쳐서 말했다. "죽고 ..

좋은글 2010.05.18

절대 팔지 말아야 할 것

내가 사는 산방은 그 어떤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지도에 등록된 공식적인 도로가 없는 곳으로 그저 조붓한 농로만이 닿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누군가 나의 산방을 찾아오기 위해 위치를 물으면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아랫마을 경로당으로 찾아오게 합니다. 경로당까지 찾아오면 이후 그 위쪽에 서있는 큰 느티나무 갈림길에 다다르라고 일러줍니다. 그곳에서 농로를 따라 계속 박혀있는 전봇대를 주시하며 마지막 전봇대까지 오면 된다고 안내합니다. 이렇게 나의 산방은 경로당과 큰 느티나무, 그리고 전봇대가 이정표인 셈입니다. 어제 나는 나의 오두막을 일러줄 수 있는 그 이정표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 마지막 갈래 길에 서있던 아주 커다란 느티나무가 마을에서 영원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아침부터 그..

좋은글 2010.04.26

저 산 처 럼

저 산처럼 바다 옆에 있는 소나무 소리가 파도소리를 닮아가듯 산 속에 있노라면 이내 몸도 산이 되고 세월도 닮아가네 대를 이은 아픔이 그리도 아리건만 애타는 산 마음은 소리 없이 통곡하네 패여도 침묵하고 깎여도 소리치지 않고 잘려도 울지않는 그 장구한 영원의 침묵산 심장 뛰듯 포효하던 시간도 떠나보내고 기나긴 시간 속에 장조림 같은 다람쥐는 오늘도 달린다 꿈같은 순간을 천년으로 엮어내고 그 엮어진 천년은 일순간 급처리로 정신을 세우네 때로는 소리하고 때로는 침묵하고 때로는 무서워도 천만년 세월의 주인 되어 값치른 인생의 조각으로 남아 너는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네 저 산처럼! - 소 천 -

좋은글 2010.04.26

언제나 영원

언제나 영원 가슴이 무너지는 사람을 보고 그대들은 무엇을 하였는가? 마음의 고통으로 애타는 자에게 머리를 걷어차고 아픈 심장을 부여잡는 이에게 짓이겨대는 심보는 무엇인가? 스스로의 겨움으로 말 못하고 앓는 냉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려대는 당신의 심보는 어디에 붙어있나? 쏟아지는 햇살이 대지를 비취듯 비취색 달빛은 고요로 세상을 안아주는데 그대여! 이제 개도 안 물어가는 심보를 버리고 아량으로 넓혀라! 세상을 안고 천지를 안으라! 우주보다도 더 넓은 그대의 마음 하늘 그 하늘은 한이 없으라 그대 마음은 하늘의 하늘! 다가오고 떠나가는 하늘의 영원을 보라! 그대는 영원, 나 또한 영원 그 영원을 보는 우리는 영원히 영원 - 소 천 -

좋은글 201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