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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조사관 이야기] “발화지점이 어디인가? 공장이 먼저인가? 주택이 먼저인가?”

재난이나 어떤 손해가 발생해 피해 대상이 둘 이상이면 상대방이 가해자라고 믿고 싶어 한다. 보상심리 혹은 피해 전가 같은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한 지붕 두 점유자가 있다면 이런 주장은 더 심해진다. 하지만 선행된 지점이 있고 그곳을 점유하거나 소유한 사람이 있다. 특히 화재로 인해 연소한 건물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는 상대 건물에서 연소 확대됐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떤 때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어떤 때는 논리를 내세워 상대방의 귀책 사유를 주장하기도 한다. 화재조사관은 늘 중심을 잡고 진실과 증거, 정황증거를 종합해 논리로 화재지점을 추론하고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신고자나 목격자가 화재지점을 지목한다 해도 그곳이 발화지점이란 법은 없다. 목격자가 멀리서 보고 그 지점에서 발화가 시작됐다고 믿는 ..

화재감식평가 2023.09.20

[엔지니어 칼럼] 소방책임감리자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비전

2022년 1월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에도 인천 검단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이 무너졌다. 연이어 벌어진 붕괴 사고에 소방 책임감리자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시금 고민하게 됐다. 소방감리는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에서 설계도서와 관계 법령에 따라 소방시설이 적법하게 시공되는지 확인하고 품질ㆍ시공 관리 기술을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소방시설공사업법’에서 정한 이 업무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비록 작은 존재지만 내가 수행하는 현장에서만큼은 좋은 감리자로 남고 싶다. 감리는 영어로 ‘Supervision’, ‘Administration’ 등으로 표현하지만 오히려 컨설턴트(Consultant)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공사 ..

소방 2023.08.27

“막대한 피해 남기는 도심형 대형 산불”… 소방청, 대응 역량 강화 ‘박차’

소방헬기 통합출동 확대, 배면물탱크 도입, 야간 산불 대응 안전기준 마련 등 ▲ 소방헬기가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FPN 김태윤 기자] = 소방청이 지난 11일 동해안 도심형 대형 산불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인 대형 산불로 인명ㆍ재산피해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1년 458건에 그쳤던 산불은 지난해 782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피해액은 약 62배 증가했다. 특히 영동권 건조경보와 함께 강풍이 불던 지난 4월엔 강원도 강릉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도심으로 급격히 확산해 1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274세대, 551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이에 소방청은 도심형 산불에 대비하고자 ‘동해안 도심형 대형 산불 대응 역량 ..

화재감식평가 2023.08.27

“재난 특성에 따라 신속 대응한다”… 행안부, 재난관리본부 대대적 조직개편

▲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지난달 29일 경북 문경시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 [FPN 박준호 기자] = 행정안전부 내 재난안전관리본부가 재난관리 4단계 프로세스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이하 행안부)는 18일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실제 재난업무 프로세스인 예방과 대비, 대응, 복구 등에 따른 국가재난관리체계의 효율적 운용과 재난 특성을 고려한 대응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안부는 기존 재난안전관리본부 산하 3실(안전정책실ㆍ재난관리실ㆍ재난협력실)ㆍ1국(비상대비정책국)을 3실(안전예방정책실ㆍ자연재난실ㆍ사회재난실)ㆍ2국(재난복구지원국ㆍ비상대비정..

소방 2023.08.27

정부 재난원인조사에 민간 전문가 참여 대폭 확대한다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원인 조사 전문성ㆍ신뢰성 강화 위해 개정 ▲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국가재난원인조사협의회’ 1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 [FPN 박준호 기자] = 정부가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보다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원인 조사를 위해 민간 전문가 참여를 대폭 확대한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이하 행안부)는 재난원인조사를 위해 민간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는 협의체를 출범하고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국가재난원인조사협의회(이하 협의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국정과제이자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과제인 ‘민관 협업 기반 재난원인조사 체계 구축’ 일환으로 신설됐다. 협의회엔 위촉직 위원인 민간 전문가 15명과 당연직 위원인 관계 부처 ..

소방 2023.08.27

“화재안전 건축 법규 손질한다”… 관련법 개정안 입법 예고

소방청,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 ‘방음터널’ㆍ‘데이터센터’ 소방대상물 포함, ‘UPS’ 전기저장시설로 구분 투석의원 간이스프링클러설비 의무화… 한의원, 치과에 방염물품 설치 ▲ (왼쪽부터)이천 투석의원,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진 © FPN [FPN 박준호 기자] = 지난해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한 방음터널과 데이터센터가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된다. 또 인공신장실이 있는 의원에 간이스프링클러설비 설치가 의무화되고 한의원과 치과의원은 방염대상물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은 21일 이 같은 내용 등이 담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발생한 경기도 이천 ..

카테고리 없음 2023.08.27

건축 소방의 이해- ⅩⅥ

직통계단 직통계단을 2개소 이상 설치해야 하는 경우 화재안전계획의 기본설계에서 중요한 게 양방향 피난로 확보다. 화재 등 비상시 건축물 내 재실자들이 안전하게 피난하기 위해선 명쾌한 피난 경로 확보와 적절하게 분산 배치된 계단 설치가 가장 안전하다 할 수 있다. 모든 건축물에 2개소 이상의 직통계단을 설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건물의 규모와 용도에 따라 상시 거주나 이용자들의 수용밀도가 다른데도 획일적으로 설치기준을 강화하는 건 대지면적의 건축 규모 축소에 대한 경제성과 사용 빈도에 대한 효율성 등의 관점에서 보면 불합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피난계획 수립에 있어 안전 확보와 다른 환경 여건 사이의 중요성을 적절하게 비교해 중요도에 대해 균형된 설계를 하는 게 가장 최적일 것이다. 직통계단 설..

건축방재 2023.08.21

[화재조사관 이야기] “평온할 때 재난을 의심하지 않으나 아차 하는 순간 재난이다”

우린 행복할 때 그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다. 안전하고 평온할 땐 무엇이 안전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모르는 것 같다. 사실 평온하고 행복할 때 재난은 머나먼 남의 이야기로 들리고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생각한다. 맞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보편적이다. 필자도 평온할 때 그 평온함에 안주하면서 더 평온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예방하는 건 반복하고 또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우린 반복되는 일상에 회의를 느끼거나 귀찮아한다. 이상이 없는데 왜 반복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건너뛰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사고 예방과 대비를 망각한 채 지나칠 때가 많다. 그러나 나비효과처럼 작은 실수로 인해 큰 재난이 다가오는 때도 있다. 안전을 지키고 재난을 예방하는 분야에 오래 근..

화재감식평가 2023.08.21

방재시험연구원, 실대형 실증시험장 준공

전기차 사고ㆍ건축물 마감재료 실증시험 본격화 ▲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실대형 실증시험장’ 준공식이 열렸다. © 한국화재보험협회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한국화재보험협회(이사장 강영구, 이하 화보협) 부설 방재시험연구원은 ‘실대형 실증시험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엔 정부 기관과 유관 연구기관, 손해보험 업계, 학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준공식 이후 실증시험장에선 건축물 마감재료 실물화재 재현시험과 배터리 화재 재현시험, 전기차 하부 배터리 충돌 재현시험 시연이 진행됐다. 실대형 실증시험장은 지난해 10월에 착공해 건축면적 662㎡, 높이 24m 규모로 완공됐으며 총사업비 35억원이 투입됐다. 전기차 사고재현설비와 건축물 마감재료 실물화재 시험장비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

risk 2023.08.11

화보협, CFPA-EU 등 유럽 방재기관과 기술 교류

강영구 이사장 “글로벌 방재기관 벤치마킹해 선도기관으로 도약할 것” ▲ 한국화재보험협회와 CFPA-EU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화재보험협회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한국화재보험협회(이사장 강영구, 이하 화보협)는 해외 방재기관과의 기술교류를 위해 CFPA-EU, FPA, BVS 등 유럽 3개 방재기관을 방문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CFPA-EU(유럽 방재기관 연합)는 유럽 25개 회원국 28개 방재기관으로 구성된 유럽 내 최대 방재기관 연합으로 관련 표준코드 제정과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FPA(영국 방재기관)와 BVS(오스트리아 방재기관)는 법률에 근거한 화재ㆍ재난 예방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화보협과 설립 근거ㆍ업무 성격이 비슷해 다양한..

risk 2023.08.11